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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에이케 바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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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에이케 바티스타

입력
2011.01.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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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의 광산업자… "세계 최고의 富 캐겠다"

"세계 최고 부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브라질 최고의 갑부 에이케 바티스타(53) EBX그룹 회장.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따라 잡자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의 야망을 빈말로만 들어 넘길 수 없는 건 엄청난 스피드로 부를 쌓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지가 추산한 그의 재산은 약 270억달러(작년 3월 기준). 그 이전 1년 동안 재산이 3배로 불어나면서 억만장자 순위가 61위에서 8위로 급상승했다. 그는 OGX(석유가스), OSX(조선), MMX(광산), LLX(물류), MPX(에너지) 등 철광과 석유의 생산 및 물류로 수직 계열화한 다양한 사업군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590억달러의 EBX그룹을 이끌고 있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최대 철광기업 발레와 더불어 EBX는 브라질의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있다.

바티스타 회장은 아마존 금광에서부터 석유에 이르기까지, 땅속에서 어마어마한 부를 캐왔다. 자신의 삶 자체도 '광산업자'를 닮았다고 종종 말한다. 광산업자가 "광기로 가득 찬 땅에 캠프 하나 차려놓고 물이든 기름이든 찾아나서는 것처럼" 그 역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그가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실 그는 '입에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다. 브라질 광산업계의 원로인 엘리에제르 바티스타가 그의 아버지이며, 브라질의 섹스 심벌인 여배우 루마 데 올리베이라의 남편(2004년 이혼)이기도 했다. 그는 1960년대~80년대 두 차례에 걸쳐 철광기업 발레의 회장을 지낸 아버지의 덕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언제나 강조한다. "아버지는 내가 발레사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는 등 전혀 도움이 안됐다. 내 사업은 제로(0)에서 시작됐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X그룹'으로 불리는 EBX그룹의 출발은 2003년 광산업체 MMX를 설립하면서부터였다. 사업가로서의 감각은 20대 시절부터 발휘됐다.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청소년 시절을 어머니의 고국 독일에서 보냈다. 12살 때 해외근무에 나선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유럽으로 건너간 것.

23세이던 80년 대학을 중퇴하고(독일 아헨대 금속공학전공) 브라질로 돌아온 그는 금 거래회사를 차려 1년 반만에 6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마존 정글서 브라질 최초로 기계화된 사금광을 운영하고 캐나다 광산업체 TVX골드 경영에 참여하는 등 사업도 확장했다. 금광 사업의 성공으로 2000년 기존 사업을 정리할 당시 그의 수중엔 10억달러가 있었다.

알파벳 'X'가 돈을 불러모은다는 믿음이 통한 건지, EBX그룹 계열사들은 그에게 큰돈을 안겨주었다. 아버지와 아내의 그림자를 떨쳐내기 위해 브라질 최고의 부자가 되기로 했던 목표도 달성했다. 2008년 상장한 OGX는 브라질 사상 최대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39억 달러를 모집했고, 작년에 상장한 OSX도 56억 달러를 끌어 모았다.

묘하게도 EBX의 성장기가 룰라 대통령 집권기와 맞아 떨어지고 있는데다 그가 돈을 벌어들인 방식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석유 한 방울 생산하지 못하는 OGX와 같이 검증된 실적이 없는 계열사들을 잇달아 증시에 상장시킴으로써, 수백억 달러를 거머쥐었기 때문. 경쟁관계의 페트로브라스와 발레의 최고 전문가 팀을 빼내온 과감한 용인술도 업계에선 화제였다.

2011년은 바티스타에겐 도전의 해가 될 전망이다. 재산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OGX가 석유 개발 단계에서 본격적인 상업생산으로 넘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티스타는 매장량 1,000억배럴을 얘기하고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 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목표 2가지를 내걸었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과 더불어 그가 살고 있는 리우데자네이루시의 재생. 10년 안에 1,000억달러 부자가 되겠다는 게 그의 포부인데, 그러려면 자신과 두 아들의 삶의 터전인 리우시 및 브라질이 성공가도가 돼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와 빈민가 정비를 위해 6,000만달러를 기부했고, 리우시에서 북동쪽으로 400㎞ 곳에 공사비만 27억달러인 세계 최대 항구 '아쿠슈퍼포트' 건설에도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그가 보여준 모든 행보가 궁극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일생일대의 목표를 향해 가는 대단히 잘 기획된 행동이란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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