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화저축은행 강남 본점은 예금자들의 고성과 울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수 차례 설명회를 통해 안심시켰지만, 고객들은 "내 예금을 지급해 달라"며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이 당장 예금을 돌려받을 길은 없다. 원칙적으로 6개월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예금지급을 포함한 모든 은행 업무가 정지되기 때문. 대출이나 어음 만기연장 등 일부 업무만 가능하다.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는 부실 정리 기간이 끝난 이후 돌려받을 수 있다. 정지기간은 6개월이지만 그 이전에 다른 인수자로의 은행 매각과정이 끝나면 예금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 금융당국은 앞으로 2달 안에 새 인수자를 찾아 영업을 재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급전이 필요한 예금자는 오는 26일부터 한 달 간에 걸쳐 가지급금(1,500만원 한도)을 우선 찾을 수 있다.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면 예금보험공사가 지정하는 인근 금융사에서 예금액(5,000만원 한도)의 70~80%까지 예금담보대출도 가능하다. 예금보험공사는 다음주 삼화저축은행 고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5,000만원 이상 예금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5,000만원을 넘는 예금액에 대해서는 향후 부실 정리 과정에서 정리되는 채권액수를 가지고 예금액 비율대로 나눠 갖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삼화저축은행의 5,000만원 이상 예금액은 약 315억원(예금자 1,532명)이다.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2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투자자 역시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 보인다.
새 인수자가 고객유지 차원에서 초과 예금액을 최대한 보장해 줄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역대 사례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