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성장률이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유럽은 잇따른 국채 발행 성공으로 재정위기에 숨통이 트이는 등 세계경제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중소기업 포럼 연설에서 "최근 몇 달 새 경기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며 올해 성장률은 3∼4%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56명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이 3.2% 이상이 될 것이라고 13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점점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어 지난달 WSJ가 2010년 4분기 성장전망을 조사했을 때 전망치였던 2.6%가 이번 조사에선 3.3%로 상승했다.
단 실업률은 크게 호전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올해 일자리는 증가하겠지만 구직 수요에는 못 미쳐 실업률은 현재 9.4%에서 올 연말 8.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스와 아일랜드를 구제금융으로 밀어 넣었던 유로존 재정위기는 잇따라 국채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한숨을 돌렸다. 스페인은 13일 국채입찰에서 30억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국채를 수익률 4.54%에, 이탈리아는 같은 규모의 국채를 수익률 3.67%에 팔아 치웠다. 발행국에 부담이 되는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국채입찰 때보다 높은 수준이나 그런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앞서 12일 포르투갈은 10년 만기 12억5,000만 유로의 국채를 발행하며 위험선으로 여겨지던 7%보다 낮은, 6.71%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유로는 13일 런던 시장에서 1.335달러로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물론 임시처방에 불과하다는 비관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이번 국채발행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대대적으로 물량을 사들였고, 중국과 일본이 가세해 무난하게 넘어갔지만 근본 처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오유키 시노하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았는데도 독일 국채와의 격차가 여전히 큰 것은 회의감이 가시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재정 적자 감축도 중요하지만 성장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는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헤르만 반 롬푸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중국이 유로를 사면 위안화는 약해진다"며 중국이 환율통제 수단으로 유럽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13일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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