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미국 내 애도와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 최연소 희생자인 크리스티나 그린(9)양의 장례식이 13일(현지시간) 투산의 성 엘리자베스 앤 시튼 성당에서 치러졌다고 LA타임스 등이 전했다. 장례식에는 그의 학교 친구, 리틀야구리그 동료 등 1,800여명이 참석했다.
성당 입구에는 2001년 9ㆍ11 테러 때 월드트레이드센터 남쪽 건물에 게양됐던 대형 성조기, '내셔널 9ㆍ11 깃발'이 내걸렸다. 그린 양은 공교롭게도 9ㆍ11 테러 당일 태어나 미국 각 주의 다른 아기 49명과 함께 '희망의 얼굴'로 선정됐던 인연이 있다. 그녀의 아버지 존 그린은 "크리스티나가 원했던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추모했다. 그린 양은 또 마지막 선물로 장기까지 기증해 감동을 더했다.
미 HCI북스가 2002년 출간했던 서적 도 그린 양 추모 분위기와 맞물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2일 추모식 연설에서 이 책을 여러 차례 언급한 뒤 아마존닷컴 책 판매 순위가 8,288위에서 154위로 급상승했고 13일 오전에는 아예 책이 동났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의 상태도 호전되는 추세다. AP통신은 기퍼즈 의원이 양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양쪽 눈을 떠 가족과 친구들에게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기퍼즈 의원의 남편이자 4월 발사 예정인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선장인 마크 켈리의 대체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NASA는 "켈리가 여전히 선장"이라고 밝혔고 켈리도 "우주선 재합류를 낙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 보수논객인 폭스뉴스의 글렌 벡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12일 추모식 연설을 "그가 했던 연설 중에서는 아마도 최고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전했다. 극우 성향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깔끔했고 명확했으며 교양 있는 지배계층이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 자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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