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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전교조 "30분 거리 3년 걸려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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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전교조 "30분 거리 3년 걸려 만났다"

입력
2011.01.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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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 참으로 멀리 돌아 힘들게 왔습니다.”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건넨 첫 인사에서 강경대립 일변도였던 교과부와 전교조의 지난 3년을 이렇게 압축했다.

이 장관도 “교육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인데 전교조도 장 위원장이 취임한 뒤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같다”며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정말 반갑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장 위원장이 전교조의 투쟁일변도 노선 탈피와 교과부와의 대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교과부 장관과 전교조 위원장의 14일 30여분 간의 상견례는 산적한 교육현안에 대한 이견과 교육철학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양측 모두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았다는 평가다.

장 위원장은 먼저 21세기에 걸맞은 한국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21세기 미래교육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교육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주입식 암기보다 글로벌 지식사회에 적합한 창의 인재를 길러야 하며 인성교육도 강화하기 위해 창의ㆍ인성교육에 매진해야 한다”며 “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장 위원장이 ▦해직교사에 대한 교과부 차원의 복직 노력 ▦교원평가제도 개선 ▦교원단체교섭의 조속한 재개 등 까다로운 현안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자, 이 장관은 급속히 말수를 줄였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교육이 정치ㆍ이념적 갈등의 장이 되어 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부분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고 응수했다. 다만 교원단체 교섭 재개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 재개하되, 시기나 절차 등은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하자”고 밝혔다.

만남이 끝난 후 양측은 조심스럽지만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교조와 대화를 재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난관이 있겠지만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자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장 위원장이 주로 얘기를 하고 이 장관은 듣는 모습으로 상견례가 진행됐지만, 분위기는 시종 밝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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