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금리는 이제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었다. 시장에선 3월이나 4월쯤 한번 더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는 이제 상당한 정도의 이자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로 인한 소비위축 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가계부채상황을 감안하면 금통위가 한두 번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공격적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언제 또 올릴까
13일 채권 전문가들은 한은의 물가 안정 의지가 강해졌다며 1분기 내에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부분 2월에는 1월 인상 효과를 점검한 후 3월 혹은 4월쯤 한 번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 후 다우존스가 국내 1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개사가 3월, 4개사가 4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점쳤다. 시장의 예상대로 3월에 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경우, 1분기 내에 3%에 도달하게 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일각에선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세 차례 인상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3,4월에 이어 6월쯤 한번도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금리인상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점을 감안하면, 금통위가 결코 공격적 인상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시장관계자는 "1월 금리인상은 정부가 벌리는 '물가와의 전쟁'과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성격이 짙다"면서 "하지만 금리를 보는 정부의 기본시각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는 가급적 낮게, 물가대응은 미시적 수단으로'라는 정부의 인식이 여전한 만큼, 격월로 0.25%포인트씩 계속 금리를 올려가기는 힘들 것이란 얘기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상이 "인플레 기대 차단을 목적으로 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라며 "전체적인 긴축 강도를 강화한다기 보다는 인상 타이밍을 앞당긴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뇌관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ㆍ대출금리의 동반상승도 시작됐다. 이날 하루 동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0.18%포인트나 상승했으며, 이는 금주말 혹은 내주초부터 실제 변동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금금리의 경우, 은행들이 내주부터 본격적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말 950조원에 이르는 개인부문 부채를 기준으로 2005년9월~2008년8월까지 기준금리 인상기 경험 등을 고려해 계산할 때,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개인의 연간 이자부담은 5조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소득보다 빚이 훨씬 많아 금리인상 시 원리금을 갚지 못해 부실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지금의 가계대출상황으로 볼 때, 금리인상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향후 금통위의 추가금리인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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