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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라이프 - 자녀 연령별 독서지도

입력
2011.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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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과 성탄절, 설, 졸업식으로 이어지는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 아이들에게 뭘 선물해줄까 참 고민된다. 이리저리 궁리해보지만 뾰족한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으면 대개 가장 무난한 선택, 곧 책으로 손이 가는 모양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12~1월 아동서적 판매량이 연간 전체 판매량의 20.5%에 이른다.

하지만 책 선물, 쉽게들 생각하지만 잘못 선택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책을 멀리하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사주면 좋을지 교보문고와 천재교육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내 아이의 발달 단계와 흥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태어나서 24개월까지

돌 전후 영아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청각과 후각이 먼저 발달하고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면 시각이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12개월부터는 너와 나를 구분하고, 자기를 인식하며 주변 사물을 탐색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중요하다.

24개월까지는 그림만 봐도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책이 좋다. 밝고 따뜻한 느낌의 단순한 그림이나 아이 사진이 들어있는 그림, 세밀화로 그린 그림, 형태와 색상이 뚜렷한 그림이 영아에게 좋은 자극이다. 책을 읽기보단 갖고 놀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 내용은 자신의 경험과 비슷한 생활 이야기다.

책을 처음 접하는 아이에겐 두껍고 빳빳한 종이로 된 ‘보드북’ 형태가 잘 찢어지지 않고 넘기기 편하다. 안전까지 생각한다면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책을 고르는 게 좋다. 뭔가 들춰보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플랩북’은 소근육과 대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킨다. 또 털이나 천 같은 다양한 재료가 붙어 있는 책, 소리나 향이 나는 책은 보고 듣고 만지는 감각경험을 풍부하게 해준다. 목욕할 땐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스북’이 유용하다.

25개월부터 48개월까지

언어능력이 발달하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친구와 놀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학습도 가능해지는 이 시기엔 아이가 자기조절력을 키워갈 수 있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맘때쯤 아이는 서서히 혼자 책 읽기를 시도한다. 흥미 있어 하는 주제나 선호하는 이야기가 생기며, 글씨에도 관심을 보인다.

글을 읽진 못해도 문장이 약간 들어 있으면서 그림으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책,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담긴 리듬감 있는 책, 표현과 묘사가 풍부한 책이 좋다. 바깥활동이 많아지기 때문에 아이 주변의 자연을 생생한 사진과 재미있는 설명으로 보여주는 자연관찰 책,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창작동화나 과학동화 책도 시도해볼 수 있는 시기다.

5세부터 취학 전까지

두 돌부터 시작된 자아형성이 거의 완성되고 두뇌발달이 매우 빨라진다.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아도 화를 내거나 떼를 쓰기보다 말로 해결하려 하는 등 감정을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틀린 걸 지적해도 자아가 흔들리거나 감정이 불안정해지지 않아 제대로 된 학습을 할 수 있다. 바로 이때 학습과 놀이를 연결시켜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게 중요하다. 이 시기 독서환경에 따라 아이가 스스로 책을 보는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급속히 늘기 때문에 단어가 반복되거나 리듬감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스토리가 분명한 책을 좋아하게 된다. 상상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라 판타지문학이나 전래동화도 유용하다. 또래들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도덕성과 사회성이 발달하므로 선악 구분이 명확한 책이 필요하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떤 게 잘못이고 어떤 게 가치 있는 행동인지 대화를 한다면 독서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초등학교 저학년은 구어에서 문어 중심 읽기로 들어서는 시기다. 가능한 많은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자립심과 자존심이 싹트는 때인 만큼 혼자서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이 가장 즐겨 읽는 책은 추리물이나 모험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억에 많이 남는 책은 위인 이야기나 영웅물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이런 차이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가 책을 읽으며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고급독서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중학교 때부터는 비판적 읽기를 시도한다. 단행본을 신문과 잡지, 영상자료 등 다양한 매체와 연결시키면 비판적 사고력이 늘 수 있다. 고전문학에 입문하는 시기도 바로 이 즈음이다. 실용적으로는 공부방법서가 많은 도움이 된다. 고등학생은 계획적인 독서가 필요하다. 목적에 따라 독서 일정을 짜고, 개인의 역량강화를 위해 필요한 책을 자발적으로 골라야 한다. 관심 있는 분야의 리더를 책을 통해 벤치마킹해도 좋다. 독서를 통한 평생학습이 바로 고등학교 시기부터 시작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우리 아이 책과 친해지게 하는 비결

영상물이 늘고 모바일 세상이 넓어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책과 멀어져도 책의 중요성과 영향력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우리 아이가 책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방법, 유아교육회사 베네세코리아가 소개한다. 부모의 역할이 크다.

● 내용부터 이해하자

말이 서툰 아이들은 책이 마음에 안 들거나 관심이 없을 때 머리를 가로젓거나 다른 곳을 바라본다. 말을 하는 아이들은 다른 놀이를 제안한다. 이런 반응을 세심히 살피고, 억지로 읽어주진 말아야 한다. 읽어주기 전 책 내용을 알고 있어야 아이의 반응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 책 수에 연연하지 말자

아이가 좋아하는 한 가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면 좋다. 같은 책이라도 읽어줄 때마다 주변의 다른 도구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동작, 풍부한 감정 표현을 곁들이면 더욱 흥미를 끌 수 있다.

● 설명하려 말고 물어보자

책 내용을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주려 하면 아이는 금방 흥미를 잃고 상상력도 닫힌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점들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질문에 답하느라 진도가 안 나가도 상관없다. 대화가 더 중요하다.

● 주인공에게 아이 이름을 붙여주자

생활이야기가 담긴 책 주인공을 아이 이름으로 불러주면 아이들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하게 생각한다. 주인공이 잘한 일에 대해선 자신감을 얻고, 실패한 경험에 대해선 위로와 자극을 받는다.

● 끝까지 읽어주려 말자

어른들은 독서할 때 한 페이지에 있는 글을 모두 읽고 넘어가지만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땐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아이들 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 보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림만 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 전집이나 위인전서 벗어나자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또 오래 읽힐 요량으로 아이의 나이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도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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