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밤 9시55분 방송)가 12일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주 동시에 출발한 SBS ‘싸인’은 긴박한 스토리 전개에도 불구하고 전주보다 1.5% 포인트 하락한 16.2%를 기록했다. 2회 방송에서는 ‘싸인’이 0.1% 앞서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KBS2 ‘프레지던트’의 시청률은 7.1%에 그쳤다.
‘마이 프린세스’의 시청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여주인공 이설 역을 맡은 김태희의 능청스런코믹 연기다. 로맨틱 코미디에 첫 도전한 김태희는 망가진 공주 역할을 맡아 3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깜찍 발랄한 20대 연기를 잘 소화하고 있다. 커다란 니트 머리띠를 착용하고 귀여운 척을 해도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어 통째로 씹어먹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후 “쌀 뻔 했네”라고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등 그 동안 김태희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재벌기업의 후계자와 어느날 갑자기 공주가 된 여대생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김태희는 상대역 송승헌을 압도하며 극을 끌어가고 있다.
연기파 배우 박신양과 전광렬의 불꽃튀는 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SBS ‘싸인’이 극의 긴장감을 높여가면서 ‘마이 프린세스’가 계속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일단 이 드라마는 2009년 1월 ‘돌아온 일지매’ 이후 2년 간 한자릿수 시청률을 보인 MBC 수목극 부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MBC는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의 무리한 조기종방 결정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자 13일 회의를 거쳐 당초 예정보다 한 달 늦은 2월 말까지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는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120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를 절반도 안 되는 50회까지만 내 보내고 1월 말 종영키로 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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