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을 맞은 유통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감안해 선물세트 물량을 25% 가량 늘린 만큼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는 이번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열 것으로 보는 것. 특히 대기업들이 지난해에 좋은 실적을 낸 만큼 법인 선물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를 겨냥한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대거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샤토 무통 로칠드 1945’(750㎖ 1병 한정)를 6,200만원에 내놓았고, 각각 1,000만원과 450만원이나 하는 ‘Gii 산삼경옥고’(600g 2개)와 ‘로얄 살루트 62GUN 살루트’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명품’, ‘명인명촌’ 등 프리미엄 식품 선물세트 품목과 물량을 지난해보다 40%가량 늘렸고, VIP 고객을 위한 카탈로그를 별도 제작했다. 신세계백화점도 ‘5스타’와 ‘스페셜기프트’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 설 때보다 30% 정도 늘렸다.
3대 명절 선물이랄 수 있는 한우 정육세트와 과일세트, 굴비를 비롯한 수산물세트 사이엔 다소간의 변화가 보인다. 구제역과 이상기온 탓에 한우세트나 과일세트의 비중이 낮아진 반면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8일부터 실시한 설 선물 예약판매에서 굴비와 갈치 등 수산물 예약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0% 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20만~30만원대 굴비세트를 중심으로 갈치, 멸치 등 수산물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정도 확대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이나 고급 술, 중저가 과일세트, 청정지역 한우 물량을 확충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색 선물세트도 대거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장흥 청태천 세트’(30만원)는 녹차를 틀로 찍어낸 차다. 찻잎을 쪄서 찧으면 엽전과 비슷한 모양이 된다고 해서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현대백화점은 순금을 물에 녹여 식물 뿌리에 뿌리는 금 유기화 기술로 재배한 제주 우도 금 땅콩과 경북 상주 금 곶감으로 구성된 ‘천수금 곶감 혼합세트’(15만원)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커피의 향을 유지하기 위해 샴페인 병에 가압포장 방식으로 원두커피를 담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주니퍼 피크’(240g, 21만원)를 100병 한정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스님이 만든 된장, 고추장ㆍ간장ㆍ장아찌 세트 등을 내놓았는데, 된장ㆍ고추장ㆍ매실장아찌 세트인 ‘봉화산물 매(梅) 세트’는 10만5,000원, ‘묘관스님 명품 용(龍) 간장’(900㎖)은 30만원에 판매한다.
한파 덕에 소비자의 발길이 잦아진 온라인쇼핑몰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저가 선물세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료배송은 물론 예약배송 서비스까지 실시한다. SK 텔레콤 오픈마켓 11번가(www.11st.co.kr)는 16일까지 ‘설 선물 예약 할인ㆍ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한우 찜갈비선물세트’(2.4kg, 15만원), ‘수협영광참굴비’(1.9kg, 3만9,900원) 등 인기상품 60종을 최고 6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롯데닷컴(www.lotte.com)도 16일까지 ‘2011 설 선물 예약할인전’을 진행한다. 1만원대 생활용품부터 60만원대 한우세트까지 일반 온라인몰과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주문할 수 있다. ‘담양한과’와 ‘바다원 건어물 팔각 한지함 세트’, ‘곡석농협 토종꿀’ 등을 주문하면 17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해 준다.
보광훼미리마트와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등 편의점들도 백화점과는 다른 색다른 선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내달 4일까지 고추장의 달인 문옥례 명인의 ‘순창고추장’ 3종을 비롯한 277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GS25는 제주옥돔과 제주갈치 세트 등을 작년보다 최대 20% 가량 인하된 가격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는 제주도 투어, 태백산 눈꽃축제 등 여행 상품들을 내놓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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