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미아' 김승현(33∙전 대구 오리온스)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구단과 법정 소송을 벌이게 된 김승현은 13일 "정말로 뛰고 싶다. 나는 코트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김승현 측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의탈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승현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임의탈퇴의 근거 규정과 징계절차가 부당할 뿐 아니라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승현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이라며 "다른 팀에서 뛰고 싶은 바람은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지금은 우선 임의탈퇴선수 신분을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고 담담히 말했다.
김승현은 지난 2006년 5년간 연봉 10억5,000만원을 받기로 오리온스 구단과 이면계약을 했다. 그러나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으로 연봉이 4억3,000만원으로 삭감되자 한국농구연맹(KBL)에 보수 조정신청을 냈고, KBL의 보수 조정 결정에 불복하면서 지난해 11월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됐다.
임의탈퇴선수는 다른 구단으로 이적은 불가능하며, 복귀를 하더라도 원 소속구단으로만 가능하다. 김승현은 "소송을 취하한다고 하더라도 오리온스에서 나를 뛰게 해주겠느냐"며 "선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현은 임의탈퇴선수가 된 뒤 두 달간 서울 서초동 집 근처인 우면산을 오르며 몸을 만들었다. 그는 팀 훈련에 함께할 수 없으니 개인 체력훈련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승현은 "허리 통증도 거의 없다"며 "몸 상태는 60~70% 정도다. 코트에 복귀해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충분히 내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미스러운 일들이 겹쳐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코트에 반드시 서고 싶다. 농구를 그만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르면 2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이 김승현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KBL이 내린 임의탈퇴선수 공시는 무효화되고, 김승현은 선수 자격을 회복해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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