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형배 판사는 13일 제주 4ㆍ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로 인해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당시 진압경찰의 유족 등 50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4ㆍ3사건 보고서의 사회적 평가가 엇갈리고 반론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진압경찰의 유족이 정서적으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여길 여지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4ㆍ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취지는 이들을 가해자로 낙인찍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사의 주목적은 4ㆍ3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희생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있는데다, 보고서가 진압에 관여했던 사람들에 대한 객관적ㆍ법적 평가를 저하한다고도 보긴 어렵다"며 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1948년 4ㆍ3사건 당시 진압경찰의 유족과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회원 등은 2009년 5월 "사실관계 확인을 소홀히 한 진상조사 보고서가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1인당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들은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8대1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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