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북한 위협론'을 강조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북한 군사력에 대한 미국의 실제 우려와 함께 중국의 적극적 대북 압박 역할을 주문하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의 발언이 눈에 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핵실험도 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은 (동북아) 지역은 물론 미국까지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향후 잠재적인 도발들은 훨씬 큰 재앙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멀린 합참의장은 특히 "권력승계 과정에선 일련의 도발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정말로 위험한 시기"라고 밝혔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에도 다른 도발 행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며, 추가 미사일 발사 실험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우려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북한이 향후 5년 안에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것이고 이는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11일 베이징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미국 내 '북한 위협론'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나 그동안 북한 문제에 무심해 보였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 변화 가능성, 중국의 대북 역할론 주문과 맞물려 더 주목 받고 있다.
북한 문제 해법 찾기가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공산도 커졌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 출신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2일 "한국의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중국은 한반도 문제가 통제불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이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멀린 합참의장도 "권력승계가 이뤄지는 동안 북한의 지도자를 억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많은 압력을 가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있어)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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