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파면ㆍ해임에 장관 퇴진운동으로 맞서며 전면전을 벌여오던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교직원노조가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만난다. 온건노선으로 평가 받는 장석웅 전교조 신임 위원장의 1일 취임 후 첫 행보여서 향후 양자 간에 새로운 관계가 정립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교과부와 전교조는 이주호 장관과 장 위원장이 14일 만나 교육계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장 위원장은 “대화가 단절됐던 지난 3년간 50여명의 전교조 소속 교사가 해직됐다”며 “그 동안 쌓였던 모든 현안에 대해 다 얘기할 것이며 특히 일방통행으로 흐르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반대 여론도 수렴할 수 있는‘민관협의체’구성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해직자 복직 및 민주노동당 가입 교사 처벌문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단체교섭의 제기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동에 배석하게 될 김관복 교과부 학교자율화추진관은 “장 위원장 측에서 취임인사차 교과부를 방문하겠다고 먼저 제의해왔으며 이 장관도 굳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특정 의제를 가지고 만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에 양측이 합의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그 동안 교과부는 시국선언 교사 등을 대거 파면ㆍ해임하고, 전교조는 이에 대해 위원장 단식농성, 전국 순회 투쟁 등으로 맞서왔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교과부가 추진한 교원평가,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등에 대해 전교조는 반대입장을 고수해 매번 충돌했다.
교육계는 양측이 관계 개선의 실마리는 잡았지만 현 정부와 전교조의 교육철학에 간극이 너무 커 단기간에 대화분위기 조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현재 진행중인 재판결과에 따라 민주노동당 가입 교사들에 대한 대량 징계가 현실화하면 장 위원장도 투쟁탈피 대화중시 노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장은 17일 경쟁관계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방문해 안양옥 교총 회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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