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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속도전"

입력
2011.01.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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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사장 "스피드 경영" 강조플랫폼 조직 주목 "유선통신 열세 극복"4세대 서비스 LTE 7월 서울지역 상용화

통신업계 맞수인 SK텔레콤과 KT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부터 달랐다. 이석채 KT 회장이 마음먹기 달렸다는 뜻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여유를 보인 반면, 하성민 SK텔레콤 신임 총괄사장은 비장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앞세웠다. 밥 지어먹을 솥을 깨트리고 물 건너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이 말은 전장에 선 장수가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울 때 쓴다.

하 사장의 신년사에는 SK텔레콤의 고뇌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지난해 초반 SK텔레콤은 애플 아이폰을 앞세운 KT의 공세로 스마트폰의 주도권을 빼앗겨 고전했고, 하반기에 갤럭시S로 만회하긴 했지만 가입자수를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이 연초 50.7%에서 11월 말 50.6%로 떨어졌다. 반면 KT는 시장점유율이 연초 31.3%에서 11월 말 31.6%로 올라갔다.

하 사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CEO 퇴진으로까지 이어진 스마트폰 시대의 시장 상황을 일거에 뒤집을 카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스피드 경영, 즉 속도전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하 사장이 밝힌 스피드 경영의 핵심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바꾸고 남보다 앞서 새로운 서비스와 스마트 기기를 내놓는 것이다.

쌍두마차가 이끄는 새로운 조직

올해 SK텔레콤의 가장 큰 변화는 대표이사가 두 명으로 바뀐 점이다. 대외적으로 하 사장이 총괄사장이지만 실제로는 동급인 서진우 플랫폼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SK텔레콤이 공동 대표를 내세운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신속한 의사결정 및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각 조직이 필요한 일을 빨리 결정해 시장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서 사장이 맡은 플랫폼 부문은 사실상 별개 회사나 다름없다. 이곳은 유ㆍ무선 통신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기술 개발 및 정책 등을 총괄한다. 상품 판매를 제외한 통신 서비스의 근간을 담당한다.

플랫폼 조직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KT보다 열세인 유선통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SK텔레콤은 유선통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있지만 한 몸인 KT와 달리 별개 회사인 만큼 결합상품 구성 등이 쉽지 않았다. 플랫폼 조직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 유무선 결합상품 및 타 산업에 통신을 접목하는 각종 융합서비스에 필요한 기반 기술과 정책을 제공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올해 SK텔레콤의 플랫폼 조직 등장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국내 최초 4세대 이통 서비스 준비

지난해 SK텔레콤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스마트폰 이용을 위한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접속지역의 부족이었다. 양 사의 와이파이 접속지역은 KT 4만2,000여곳, SK텔레콤 1만7,000여곳으로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은 이 차이를 3세대 이동통신의 무제한 무선데이터 이용이라는 강수로 메꾸었지만 속도의 차이 등 한계가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이를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로 극복할 계획이다. LTE는 초고속 인터넷만큼 무선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 하 사장은 "국내 최초로 7월에 서울 지역에서 LTE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태블릿PC 사용이 늘면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와이파이 만으로 한계가 있고 LTE 등 차세대 통신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앞선 스마트 기기 출시

지난해 국내 휴대폰업체나 KT를 제외한 통신업체들은 애플 아이폰이 던진'애플 쇼크'를 제대로 겪었다. 순식간에 시장이 스마트폰 위주로 전환됐고, 갑자기 무선 인터넷 이용이 폭증했다. 올해는 스마트폰으로 시작된 싸움이 태블릿PC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만큼 SK텔레콤은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 전세계에 쏟아지는 태블릿PC가 80종 이상인 만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더불어 경쟁력있는 제품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태블릿PC의 상징인 아이패드 견제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최고 제품상을 받은 모토로라의 태블릿PC인 '모토로라 줌'을 비롯해 다양한 태블릿PC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 사장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 후속 제품도 단독으로 공급받기로 했다"며 "경쟁력있는 스마트폰이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도 1시간 이내에 결론 내기를 원할 만큼 스피드 경영에 초점을 둔 하 사장은 "앞으로 10년이 지난 10년과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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