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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특별전형, 읍·면에만 살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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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특별전형, 읍·면에만 살면 되나

입력
2011.01.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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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K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사는 P군은 이번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도권 모 대학의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에 지원한 뒤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P군의 아버지는 회사원이며 P군의 가족은 농사를 지을 땅도 없다.

농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P군이지만 해당 대학의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P군에게 결격 사유는 없다. 행정구역상 농어촌 지역으로 간주되는 읍면지역에 있는 고교를 다녔고, 3년 이상 학생과 학부모가 읍면지역에 거주했기 때문이다. P군이 사는 아파트의 행정구역은 K읍이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배려하겠다는 취지로 1996년 도입된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은 대학 정원의 4%를 정원 외로 뽑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농어촌 지역(행정구역상 읍면지역) 소재 고교에서 3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로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과 부모 등 보호자가 모두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자'에게 지원자격을 주고 있다. 부모가 읍면에 살지 않더라도 학생이 중ㆍ고교 6년, 또는 초ㆍ중ㆍ고교 12년을 읍면지역 소재 학교를 다녔으면 자격이 있다. 별도로 농어민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입 업무를 관장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당초 제도 도입 때 부모의 직업 보다는 지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도시 지역에 비해 농어촌 지역은 다닐 학원도 마땅치 않고, 교육환경이 열악해 농어민이 아니더라도 혜택을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파주시 K읍처럼 농어촌 지역의 개발이 진행돼 신도시가 들어섰거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경우에도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도 양평군 Y리 Y고교, 경기도 남양주시 H읍의 S고교 등은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사실상 농어촌 지역으로 보기 어려운 곳들이다. 그럼에도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Y고와 S고는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으로 배출한 합격생 숫자가 전국에서 각각 11번째, 29번째로 많았다.

대교협 관계자는 "농어촌 특별전형과 관련해 개별 학교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오히려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읍면지역이라는 기준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어촌 특별 전형은 일반 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과 수능 성적으로도 합격이 가능해 대도시 주변의 읍면지역 소재 고교에는 도시 출신 학생들이 몰려들어 위장 전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조 동훈찬 정책실장은 "이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원 자격을 농어민 자녀 등으로 엄격하게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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