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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가 뛴다] <8> 겁 없는 프로배구 새내기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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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가 뛴다] <8> 겁 없는 프로배구 새내기 박준범

입력
2011.01.1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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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신인 박준범(23ㆍKEPCO45)이 호쾌한 '스파이크쇼'로 V리그를 휘어잡고 있다. 올 시즌 V리그에 데뷔한 신인 레프트 박준범은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9일 현재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토종 득점 랭킹 1위에 올라있다.

이미 소속팀 에이스로 거듭난 박준범은 '국가대표 넘버 원 레프트'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기량을 갈고 닦고 있다. 배구인의 피를 이어 받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매사마골(買死馬骨: 죽은 천리마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귀중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먼저 공을 들여야 한다)의 자세로 '거포 본능'을 일깨우고 있는 박준범. 그는 최근 몸무게가 4㎏이나 빠져 더욱 매서워 보였다.

'아시아 거포' 강만수가 보증하는 실력

한양대 시절 이미 국가대표에 뽑힌 박준범은 2010~11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EPCO45 유니폼을 입었다. KEPCO45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아시아 거포' 강만수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강 감독은 자신의 후계자로 점 찍은 박준범에게 공격이 아니라 수비만을 강조하고 있다. 박준범은 "감독님이 공격적인 측면이 아니라 서브리시브를 강조한다"고 털어놓았다.

공격이 아니라 수비력을 강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V리그 정상급 레프트로 성장하기 위해선 수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 감독은 '박준범 키우기'의 1단계로 서브리시브 특훈을 실시하고 있다. 박준범은 "하루 1시간 이상을 서브리시브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서브리시브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돼 공격도 더불어 잘 풀린다"며 "점수로 매기자면 이제 10점 만점 중 6점까지 수비 실력이 올라왔다"고 수줍게 웃었다.

피는 못 속이는 배구 재능

박준범은 지난 8일 삼성화재전까지 164점을 기록했다. 9일 기준으로 득점 랭킹 6위의 기록. 토종 거포 중에는 득점 1위에 해당하는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박준범이다. 그는 "높이와 기술면에서 벽이 높은 프로에서 생각보다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토종 득점 랭킹 1위라는 사실은 주위에서 말해줘서 알았다"고 밝혔다. 순조로운 V리그 적응 원동력에 대해선 "처음에는 생각이 복잡하다 보니 잘 되지 않았다. 생각을 단순히 하고 신인다운 파이팅으로 열심히 하다 보니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박준범은 국가대표 왼손 라이트 출신 아버지 박형용(49) 씨의 피를 물려 받아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버지의 장점을 온전히 이어 받진 못했다. 그는 "아버지처럼 왼손이었으면 더 유리했을 거라고 주위에서 이야기 한다"며 "비록 아버지와 달리 오른손 잡이지만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공격으로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신인다운 패기를 드러냈다.

박준범은 '받고 올리고 때리는 배구의 메커니즘'이 프로무대에서 더욱 복잡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어릴 때는 배구가 쉬운 운동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배구다. 프로 입문 후에는 팀 워크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개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에 초점을 맞추겠다."

레프트 라이벌 제치고 대표팀 주전 도약의 꿈

'라이벌은 누구인가'는 물음에 박준범은 "전 구단의 공격형 레프트"라고 답했다.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레프트는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김요한(LIG손해보험), 김학민(대한항공) 등이 있다. 박준범은 대표팀에서 이들과 공격형 레프트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한다.

그는 "문성민과 김요한, 김학민 선배들과 비교해 뚜렷하게 나은 점을 말할 순 없지만 뒤질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기회를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리시브만큼은 잘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수비력도 중요한 공격형 레프트 주전자리도 꿰찰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등 4년부터 배구를 시작한 박준범은 한 마리 새처럼 훨훨 날며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김세진 KBS 해설위원을 동경해 왔다. 그는 "공격 성공률이 48%라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김세진 선배처럼 코트에서 여유로운 표정으로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며 "그러나 젊기 때문에 경기를 통해 성장하고 팀도 좋은 멤버들로 구성된다면 언젠가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꿈을 숨기지 않았다.

●박준범은

생년월일 1988년 6월12일

신체조건 198㎝ 89㎏

소속팀 KEPCO45

포지션 레프트

출신교 대전 중앙중-중앙고-한양대

프로입단 2010~11 시즌 전체 드래프트 1순위

가족관계 부모, 여동생

주요경력 배구 국가대표팀(2007~) 전국대학선수권 최우수선수(2007)

수원=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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