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발생한 여대생 사망사건과 관련, 부실수사 논란이 일자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이 공론화된 것은 숨진 여대생 신모(당시 19세)씨의 어머니가 7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성폭행에 저항하다 죽은 어린 여대생의 사연과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다. 이 글에 따르면 2009년8월 신씨는 친구에게 소개받은 김모(당시 군인)씨, 백모(당시 무직)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이들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저항하다가 폭행당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결국 숨졌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과정에 중요한 물적 증거인 폐쇄회로TV도 확보하지 않았고, 목격자가 있는 데도 용의자 백씨에 대해 참고인 진술만 받고 풀어줬다는 게 신씨 어머니의 주장이다. 신씨의 어머니는 글에서 "목격자 진술로 보면 백씨가 범행에 가담한 게 분명한 데도 참고인 조사만 받았다"며 "이러한 부실수사에는 백씨의 외삼촌이 경찰인 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인 김씨 역시 경찰의 부실수사로 1심 재판에서 폭행죄 혐의만 인정됐다. 하지만 신씨 가족이 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2심에서 폭행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상태다.
신씨의 어머니는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과정에 한 경찰관으로부터 "이혼녀 밑에 자란 제 딸이 얼마나 행실이 나빴겠느냐"는 투의 모욕도 당했다고 한다.
신씨 어머니의 글은 33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재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댓글이 2,500건 넘게 달렸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경찰청은 11일 이 사이트에 "본 사건을 철저히 재검토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전담수사팀을 편성, 재수사하기로 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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