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가 부산과 인천을 포함해 전국 12개 광역시ㆍ도에서 함바집 운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본보가 입수한 함바집 운영업체 범어유통의 2008년 업장별 매출표에 따르면 유씨가 운영권을 분양해 관리한 함바집은 모두 44곳에 달했다. 그의 로비가 전국을 무대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자료다. 범어유통은 유씨가 이사, 유씨의 최측근인 우모(51)씨가 대표로 등재된 회사로 유씨가 만든 여러 함바집 운영업체 중의 하나이다.
범어유통이 2008년 한 해 동안 관리한 함바집은 강원 경북 울산 부산 경남 전남 광주 전북 충남 인천 경기 서울 등 전국에 산재했고, 44개 사업장에서 올린 연 매출은 72억원에 달했다. 범어유통과 거래한 한 업자는 "함바집 운영은 보통 1곳에서 2~3년간 하는데, 유씨는 한 해 보통 30~50개 정도의 운영권을 넘겨 팔았다"며 "유씨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로비 자금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업자들을 착취, 업자들이 단체행동으로 저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았다.
강 전 청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경찰 조직에 미안합니다"라고 짧게 말한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강 전 청장의 변호인은 "금품 수수에 대해선 일부 인정하지만 인사 청탁성 돈은 받은 적이 없고, 수수 금액도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청장은 2009년 8~12월 경찰관 승진인사 청탁과 함께 유씨로부터 1억 1,000만원을 받은 협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유씨에게 4,000만원을 주며 해외도피를 권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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