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이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승부사로 확인됐다.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는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역대 5세트 경기 승률을 분석한 결과 나달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ATP는 특히 17일 개막하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에서 가장 많은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나달은 2009년 이 대회 챔피언에 오를 때도 준결승과 결승전을 모두 5세트까지 끌고 가며 5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친바 있다.
나달은 지금까지 17차례의 5세트 경기를 펼쳤는데 14승(3패)을 거둬 82.4%의 승률을 기록했다. 나달의 이 같은 승률은 현역과 은퇴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다. 현역선수론 노박 조코비치 70.6%(12승5패), 드미트리 툴스노프 68.8%(11승5패), 토마스 베르디흐 68.4% (13승6패) 순이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17승14패를 기록, 54.8%로 역대 97위에 그쳤다.
은퇴한 선수까지 포함하면 비외른 보리가 80%(24승6패)로 4위, 보리스 베커가 69.6%(32승14패)로 16위, 피터 샘프러스는 68.8%(33승15패)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윔블던 우승컵을 3차례나 차지한 독일 테니스의 영웅 베커는 "5세트는 테니스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체력이 바닥나 신경질적으로 돌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복식전문인 요나스 비요크만도 "5세트에선 스트로크를 꽂아 넣어 이길 수는 없다. 대신 실수를 줄이는 것이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1982~89년까지 8차례 US오픈 결승에 오른 이반 랜들도 "5세트는 정신적으로 강인함을 요구한다"며 "만약 상대보다 정신적으로 강하다면 아주 쉬운 게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앤드리 애거시를 6차례 그랜드슬램 정상으로 이끈 코치이자 전 세계랭킹 4위 브래드 길버트는 "5세트에 들어서면 흠씬 두들겨 맞은 복서가 된 기분"이라며 "나달은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나달은 5세트를 뛰고 나서 10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10세트도 소화할 수 있을 것" 이라며 "나달의 체력과 정신력은 경이로울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나달은 ATP가 주최하는 모든 투어대회를 통틀어서도 현역선수론 승률 82.3%(475승102패)로 1위를 달렸고 페더러가 81.1%(748승174패)로 뒤를 이었다.
● 5세트 승률 현역 5걸
1. 라파엘 나달 14승3패
2. 노박 조코비치 12승5패
3. 드미트리 툴스노프 11승5패
4. 토마스 베르디흐 13승6패
5. 얀코 팁사레비치 13승6패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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