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앙위원회의 신년하례회에는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대거 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정몽준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 여당의 잠룡들이 참석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표는 불참했다.
이들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사퇴 입장을 발표하기 30분 전쯤 열린 행사였던 만큼 당청 충돌, 청와대 참모진 문책론, 파워 게임설 등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내놓았다. 오 시장이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국민 뜻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다수 주자들은 정 후보자 사퇴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당의 문제 제기 방식을 두고선 온도차를 보였다. 김 지사는 "당이 발표한 것이 적절했다"며 "정 후보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당으로서는 고심한 결과"라면서도 "해결 방식에는 공개적으로 하는 서양식과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동양식이 있는데 당청이 상의를 못해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기자들이 묻기도 전에 "제가 왕의 남자, 정권의 2인자라면서요"라며 "왕의 남자가 누구랑 파워게임을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 사퇴 문제와 관련해 당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안 대표와 자신이 숙의한 것을 두고 '안상수ㆍ이재오 대(對) 임태희'의 파워 게임 산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오는 데 대한 반박이었다. 이 장관은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일하는 것이지, 아직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어설프게 그런 짓 하는 것은 정신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에 대해 문책론이 나오는 데 대해 정 전 대표는 "본인들이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지 누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특임장관은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정권 재창출''당의 단결'을 주요 화두로 내세웠다. 오 시장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중앙위원들이 선봉에 서달라"고 당부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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