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당뇨병 약은 췌장을 직접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약은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는 저혈당증이나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1999년 미국 제약사인 머크의 옌스 홀스트와 마이클 넉 박사는 DPP-4라는 효소가 인크레틴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것을 발견했다. 인크레틴 호르몬은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혈당이 낮으면, 포도당을 증가시켜 자연히 혈당의 균형을 찾도록 한다.
DPP-4 효소를 억제하면 인크레틴 호르몬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DPP-4 억제제를 개발해 곧바로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2년 간 50여명의 화학자와 생물학자가 80만개 이상의 화합물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현재 '자누비아(사진) 2006 8(FDA). 2007. .
자누비아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체내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만 작용한다. 그 결과 당뇨병 치료에 있어 가장 흔했던 저혈당 부작용을 크게 줄여준다. 저혈당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징후다. 세계적 의학 전문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한 저혈당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 저혈당이 한 번이라도 생기면 건강이 심각히 악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3개국 당뇨병 환자에게 18주간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자누비아가 서양인보다 한국인에게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뛰어나, 인슐린을 잘 분비하지 못하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치료제임이 입증됐다. 자누비아는 현재 90개국에서 처방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2008년 12월 출시됐다. 하루 1회 복용하면 된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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