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높은 '물가와의 전쟁'에서 업계가 결국 백기투항했다. 설을 앞두고 두부와 커피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결국 인하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두부 제품 6종의 가격을 25일부터 평균 5.7% 내린다. 이에 따라 풀무원의 ▦'통째로 콩한모'(330g)는 3,600원에서 3,400원으로 5.7% ▦'소가 찌개용두부'(300g)는 1,300원에서 1,200원으로 7.7% 인하된다. CJ제일제당도 '행복한콩 깊은바다찌개(300g)'는 3,100원에서 2,850원으로 8.1%, '맛있는콩두부(찌개용)'는 1,300원에서 1,200원으로 7.7% 내리는 등 6개 제품의 가격을 7.1~8.1%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대상도 빠른 시일 안에 두부 제품 가격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서식품도 이날 맥스웰 캔커피의 출고가격을 17일부터 평균 10% 인하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 6팩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1,890원에서 1.700원으로 10% 가량 내려가게 된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설을 앞두고 서민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은 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담합조사가 실시되는 등 초강경기류를 의식해 '울며 겨자먹기'로 값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많다. 실제로 풀무원의 경우 지난해 말 제품값 인상폭이 평균 20.5%에 달했고 품목도 훨씬 많았다.
한편 이달 중순께 밀가루 가격을 15% 가량 올리려던 동아원과 CJ제일제당 등 제분업체들은 최근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제 원맥시세가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오히려 (정부로부터) 가격 인하 압력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초에 초코파이, 코카콜라, 칠성사이다의 가격인상을 추진하던 오리온, 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등은 일단 설 연휴 이후로 가격인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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