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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무도 믿지 않는 그들끼리의 경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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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무도 믿지 않는 그들끼리의 경찰개혁

입력
2011.01.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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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 로비사건으로 드러난 지도급 인사들의 수치스러운 행태를 며칠 전 개탄한 바 있지만, 그때는 혐의가 분명치 않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혐의가 대체로 사실로 드러나고 부분적으로 사법처리 절차에 접어든 단계다. 특히 강희락 전 경찰청장의 경우엔 본인도 혐의를 전면 부정하지 않는 데다, 브로커 유모 씨와의 유착관계가 경찰 인사와 부하간부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로까지 이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당초 생각보다 죄질이 훨씬 나쁜 것이다.

경찰 일각에선 수사권 독립문제를 둘러싼 검ㆍ경의 오랜 갈등이 이번 수사의 동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연성을 아예 부인할 수는 없으나 명백하게 드러나는 혐의사실로 보아 지금 경찰이 할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경찰이 입만 열면 국민에게 약속해왔던 부패 척결, 인사 쇄신이 말 뿐이었을 뿐 실제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현실을 보는 절망감이 너무도 크다. 경찰에 대한 국민신뢰를 운위하는 것조차 민망한 상황이다.

문제 많은 정부부처, 공공기관 중에서도 특히 경찰의 인사 파행은 유난스러웠다. 지연, 학연, 출신, 개인 연줄까지 얽혀 인사 때마다 후유증을 앓았다. 오죽하면 조현오 현 경찰청장이 서울청장에 부임할 때부터 제일 원칙으로 인사 쇄신을 내세웠을까. 강 전 청장의 금품수수, 청탁, 인사 관리 등 서로 맞물린 비리고리를 보면서 조 청장의 그럴 듯한 공언마저 현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수없이 실망을 거듭해왔지만 그래도 또 주문할 수밖에 없다. 경찰조직 전체가 이번 일을 계기로 대오각성, 제발 환골탈태하기 바란다. 분명한 것은 국민이 경찰 스스로의 개혁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유명무실한 경찰위원회나 자체 감찰구조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각계의 다양한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개혁기구를 띄울 필요가 있다. 가장 경직된 집단인 군도 그런 시도를 하고 있지 않은가. 검찰도 외부인사들로 자문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끼리끼리의 폐쇄적 문화 속에서 개혁은 전혀 가능하지도 않고,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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