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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살처분 대안 찾아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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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살처분 대안 찾아야" 논란

입력
2011.01.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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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마리가 넘는 사상 초유의 가축매몰로 지하수 오염 등 '구제역 2차 피해'우려가 커지면서, 살처분 방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 같은 생매장 아닌 소각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차제에 보다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각의 득실

12일 현재 살처분 대상 가축 141만여두 가운데 93%인 131만여두가 매몰 처리됐다. 매몰은 사체를 한꺼번에 묻기 때문에 효율적이지만, 부지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지하수 오염 등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높다.

때문에 환경관련단체 등에선 소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민연합 관계자는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해 매몰 대신 이동식 소형 소각로를 현장에 투입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소각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축산과학원에서 이미 '렌더링(rendering)'이란 가축소각방법을 개발한 상태다. 이 방법은 동물의 사체를 고온 고압의 스팀으로 멸균 처리하는 것으로, 바이러스를 완벽히 제거해 2차 오염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또 사체의 20%만 잔재물로 남으며, 이는 퇴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한 대에 3억원 가량으로 장비가 매우 비싸고, 처리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다. 더구나 하루 처리용량이 가축 2톤(소 기준 24마리)에 불과해, 지금 같은 대량 살처분 국면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속히 처리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바이러스가 더 확산될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다. 민권식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과장은 "렌더링은 충남에서 몇 대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태워 없애는 소각 장치는 해외에서 샘플로 들여 시험 가동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대안은

매몰과 소각 외에도 몇 가지 대안은 있다. 우선 혐기성소화(anaerobic digestion)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 땅에 묻되 매립지 처럼 산소 공급 없는 상태에서도 자연적으로 가축의 사체를 부패시킬 수 있는 혐기성 세균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입법조사처 김경민 박사는 "방역과정에서 살충제 항생제 등 혐기성 세균의 활동을 방해하는 화학성분이 사용되고, 매립지 내부에 알맞은 환경을 공학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 사체를 고압 하에서 염기성 용액으로 분해하는 방법도 있으나 처리 속도 느린 단점이 있다.

영국 스웨덴 등 외국의 경우 고정형 대형소각로로 옮겨 소각하거나 일반폐기물 매립장에 매립하는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바이러스 감염 등의 위험이 있어 축산농가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희종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식수, 토양까지 오염되면 다음 세대에 더 큰 재앙이 올지 모른다"며 "후손들을 생각해서라도 지금부터 어떤 방법이든 연구하고 시도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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