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2일 재벌 아들로 행세하며 한국인 여성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하자 성폭행하고 금품을 뺏은 혐의(강간 등)로 중국인 봉모(24)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봉씨는 2009년 초 호주 유학 중 여행 온 회사원 A(27)씨를 만나 사귀다 청혼을 거절당한 후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A씨의 집과 직장을 수시로 찾아가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달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 베이징의 봉씨 부모 집을 찾아가 “스토킹을 말려달라”고 호소하는 A씨를 약 79시간 감금한 채 성폭행하고 명품시계 등 금품 690만원 어치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봉씨는 “명문대 재학생이고 아버지가 홍콩의 재벌”이라고 속인 뒤 명품을 선물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A씨의 환심을 샀고, 여러 차례 한국을 오가며 교제를 해오다 거짓이 탄로나 청혼을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잠적한 A씨를 찾기 위해 “A씨가 신용카드를 훔쳤다”고 허위신고까지 했고, 같은 달 서울 서대문구에서 B(24)씨에게 “호주 명문대를 다닌다”고 접근해 동침한 후 현금카드를 훔쳐 사용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봉씨가 실제 유명대학을 졸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부모는 영세자영업자”라며 “유창한 영어와 명품 선물 공세로 한국 여성을 상습적으로 농락했을 개연성이 있어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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