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숙원인 9구단 창단 작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지난달 창단 희망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에 대한 회원 승인 여부 안건이 다음 이사회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 사장들은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9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장병수 롯데 사장은 여전히 반대의사를 고수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오늘 이사회는 9구단이 창단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된 데 의의가 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2월 이사회에서 9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구단들도 프로야구의 외연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창단을 희망하는 3개 기업이 재벌그룹은 아닌 만큼 좀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정하자고 주장했다.
모 구단 사장은 "구단들은 엄격한 심사기준(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KBO에 요구했다. (9구단 창단 희망기업이) KBO가 마련한 심사기준을 통과하면 이사회에서 심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O는 내달 초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담당 상무는 이사회 직후 "9구단을 허용하겠다는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미 9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자료는 제출했기 때문에 이사회가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KBO는 다음 이사회를 내달 8일로 예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등 창단을 희망하는 3개 기업이 KBO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할 경우 9구단 창단이 공식적으로 승인된다. 3개 기업이 9구단 창단을, 그것도 창원을 연고지로 희망하고 있지만 사실상 우선권은 가장 먼저 창단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에 있다.
내달 이사회에서 9구단 창단이 승인되더라도 올해 후반기 2군 리그 참가는 어려워 보인다. KBO는 9구단이 2012년과 2013년 2년간 2군 리그를 거쳐 2014년부터 1군에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O는 홀수 구단으로는 파행운영이 불가피한 만큼 9구단이 10구단과 함께 2014년부터 1군에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사회는 자유계약선수(FA) 제도도 개선했다. 대졸(4년제 기준) 신인의 경우 종전 9년에서 8년으로 FA 자격 취득조건을 1년 단축했다. 단 해외진출선수의 경우 종전과 마찬가지로 9년을 채워야 한다.
보상규정도 'FA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선수 1명 또는 450%'에서 '200%+선수 1명 또는 300%'로 완화했다. 신생구단의 선수 수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제도적 뒷받침이다. 또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제 실시로 인해 8월16일에서 9월5일로 늦춰졌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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