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가난한 시인이 시를 쓰다 쐬주를 마실 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가난한 시인이 시를 쓰다 쐬주를 마실 때'

입력
2011.01.11 12:01
0 0

명태는 이름 많은 생선이다. 바다에서 잡아서 얼리지 않고 직접 시장에 나오는 것은 생태(生太)다. 생태는 요즘 제철이다. 싱싱한 생태로 끓인 국과 탕은 감기예방에 좋다. 아침엔 국을, 저녁엔 탕을 권한다. 국은 시원해서 몸과 정신을 맑게 해주고 얼큰한 탕은 추위에 언 몸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말려서 물기가 빠진 것만 고기 어(魚)자를 사용한다. 북어(北魚). 겨울철에 잡아 얼린 건 동태(凍太)라고 부르며, 산란기 중에 잡은 건 명태(明太), 청정지역에서 얼리고 말리고를 되풀이해서 만든 건 황태(黃太)라고 부른다. 명태를 반쯤 말린 건 코다리라 하고,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라 하는데 이건 주당들의 푸짐한 안주가 된다.

명태 알로 명란젓을 만들고, 명태의 창자, 알주머니 등으로 창난젓을 만든다. 제사에는 명태전이 빠질 수 없다. 명태는 대구목 대구과의 생선이어서 대구와 비슷하지만 대구처럼 비싸지 않고 사시사철 구할 수 있어 좋다. 함경도 '명'천군의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잡은 고기여서 명태라 부른다고 한다.

양명문 시, 변훈의 가곡 '명태'는 언제 들어도 절창이다. 변훈 선생이 이 곡을 1952년 부산에서 발표했을 땐 평론가들로부터 '가곡도 아니다'는 혹평을 받았다 한다. 64년 바리톤 오현명 선생이 다시 불러 불멸의 히트곡이 되었다. 명태_ 명태_ 소리 높여 부르고 싶은 날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