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 기간에 맞춰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첫 시험비행을 11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추(環球)시보의 인터넷사이트인 신화망과 환추망 등이 잇따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들은 젠-20의 사진과 동영상 등을 인터넷 주소에 링크시켜 공개했고, 사진에는 전투기의 비행 장면과 공항에서 이륙을 앞둔 전투기를 군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신화망은 네티즌의 목격담을 인용, 젠-20이 이날 오후 12시50분 전후에 이륙, 약 18분간 성공적으로 비행한 뒤 1시11분에 착륙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시험비행은 특히 게이츠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때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게이츠 장관의 방중 기간 중 젠-20의 첫 시험비행을 실시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한 것은 '숨길 것이 없다'는 당당함의 표현이자 중국의 군사력 과시로 읽혀진다"고 분석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湖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후 주석이 젠-20의 시험비행은 미중 국방장관 회담과는 관계없이 미리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5일 젠-20이 고속 활주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달 중 시험비행을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현역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젠-20은 공중급유를 통해 대륙간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며,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등 첨단 기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젠-20이 실전 배치되면 미국 등과의 관계에서 동아시아 지역 군사력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대만에는 직접적 위협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게이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향후 5년 안에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와 ICBM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데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고 우리는 이것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설령 북한이 ICBM을 손에 넣더라도 매우 제한적 능력만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은 또 "북한은 대화에 앞서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미사일과 핵실험 유예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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