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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승진 앞둔 '19기 특수통'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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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승진 앞둔 '19기 특수통' 경쟁

입력
2011.0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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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청목회·태광… 서울 지검들 동시다발 수사 왜?"중수부 거치지 말고 보고하라" 金총장의 직보 체제도 한몫

"동남북서 지검이 요즘 왜 이러나?"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서부지검의 한화그룹ㆍ태광그룹 비자금 사건, 서울북부지검의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에 이어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도 여론의 주목을 받는 초대형 사건으로 비화하자, 요즘 법조계에서 이런 말이 자주 나온다.

사정의 중추 기관인 대검 중수부와 이에 버금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ㆍ2ㆍ3부를 제쳐놓고, 형사부 간판을 걸고 있는 재경 지검의 특수부서가 경쟁적으로 대어를 낚는 것은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풍경이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재경 지검이 확 달라진 이유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우선 인적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8월 검찰 정기인사 때 특수수사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서울 동ㆍ남ㆍ북ㆍ서부지검의 주요 보직에 대거 배치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재원 동부지검장, 길태기 남부지검장, 이창세 북부지검장, 남기춘 서부지검장은 일선 검사 시절 특수수사로 이름을 날린 명장들이다. 여기에 "특수수사 인재가 유독 많다"는 평가를 듣는 연수원 19기가 각 지검의 차장검사 자리에 나란히 포진해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김강욱(동부), 이창재(남부), 조은석(북부), 봉욱(서부) 차장검사는 내년부터 검사장 승진 대상에 포함되는데, 이들이 불꽃 튀는 승진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함바집 비리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김강욱 차장검사는 대형사건 수사 때마다 빠지지 않은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금융조세조사부, 대검 중수부 등을 거치며 국정원 도청, 삼성 비자금 의혹,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을 수사했다. 조은석 북부지검 차장검사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근성으로 수사성공률이 90%가 넘는다. 청목회 수사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그는 정치권 경계대상 1호 검사로 꼽힌다. 봉욱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을 거치며 수사 능력을 입증 받았다. 세무공무원의 국세 환급금 비리와 상조회 비리 사건을 지휘한 이창재 남부지검 차장검사는 특수수사의 핵심보직인 대검 수사기획관을 거쳤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 김준규 검찰총장이 새로 도입한 '직보체제'가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장은 "극도로 보안이 요구되는 사안이거나, 사안의 긴박함이 있을 때는 일선 검찰청이 대검 중수부를 거치지 않고 수사일정을 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총장은 계통을 거쳐 올라오는 정상 보고 외에 일선 검사들로부터도 직보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가 재경 지검들의 경쟁 구도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김 총장이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을 견제하기 위해 직보체제를 만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그보다는 임기를 8개월 남긴 김 총장이 재경 지검의 경쟁구도를 강화해 레임덕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크게 봐선 종전 서울지검 산하 지청들이었던 재경 지검들이 2004년 2월 지검으로 승격한 지 7년여 만에 명실상부한 독립 기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증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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