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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 로비' 파문] 둔촌동 함바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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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 로비' 파문] 둔촌동 함바집 가보니

입력
2011.01.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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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아들 명의 회사와 3년전 계약지금은 사촌이 인수 이름바꿔 운영밥값 4000원 매끼니 200명이용탈루 목적으로 공사업체 이름만 변경 의혹

10일 정오께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공사장 내 건물 지하에 마련된 이곳으로 현장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200평 규모의 150석 좌석이 마련된 식당은 이들로 금새 자리가 가득 찼다.

한끼 4,000원. 건설 인부들이 밖의 식당을 이용하기에는 위치 상 외딴 곳에 있어 아침 점심으로 최대 200명까지 몰려든다는 게 식당 종업원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이 곳에서 아침과 점심, 식사 사이 마다 간단한 식사까지 하루 4번을 이용한다.

건설 현장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공사를 시작하면서 원진씨엔씨와 계약해 1년마다 재계약을 해 3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진씨엔씨는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가 통영시에 1억원 기부 당시 자신을 대표라고 소개했던 회사. 지금은 유씨의 아들 명의로 돼 있고 신용평가기관에는 2009년 8월 폐업한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이 함바집의 주인회사는 원진유통농업. 현장 관계자는 "원래 업체가 폐업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두 회사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사장이 운영하는 같은 회사라고 들었다"며 "원진씨엔씨가 운영한 함바집이 충남 천안 등 4곳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1월 설립된 원진유통농업은 브로커 유씨의 이종사촌으로 알려진 '최○○'씨 명의로 돼 있고 유씨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원진씨엔씨는 무려 10억여원의 세금을 체납한 상태여서 유씨가 세금 탈루를 목적으로 문패만 바꿔 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 업체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바지사장을 내세운 다른 업체에 운영권을 넘기는 일이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유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의 석연찮은 개ㆍ폐업은 이곳뿐만 아니다. 개발이 한창인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공사장에서 함바집을 운영하는 K유통도 대규모 흑자를 내다 검찰의 함바집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9월 돌연 폐업했다. 이 회사는 유씨의 처남 김모(58)씨 명의로 돼 있고 유씨의 측근인 우모(51)씨가 이사를 맡고 있다.

더욱이 우씨가 대표, 유씨 본인이 이사로 등재한 또 다른 급식업체 B유통도 2004년 경기 성남시에서 운영되다 2008년 1월 폐업했다. 당시 이 회사에 피해자들의 고소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일한 이름의 급식업체가 2009년 송도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운영권을 따내 함바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세탁 등 유씨의 교묘한 기업운영 방식이 점점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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