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도심공원의 주인공이 꽃과 나무라면, 겨울 공원의 묘미는 고즈넉한 어둠 속에 빛나는 조명이다. 특히 올해는 여느 해보다 눈이 많이 내려 은백의 겨울 밤을 즐길 수 있는 덤이 주어진다. 겨울 밤에 들러 볼 만한 서울의 공원들을 소개한다.
'데이트 코스' 북서울꿈의숲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 서문에 들어서면 언덕에 자리한 전망대의 푸른 불빛이 손님을 반긴다. 아트센터 앞 광장에 줄지어 선 이색트리는 아직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낸다. 플라스틱 소쿠리, 페트병 등 일상용품으로 만들어진 트리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산업디자이너인 이상진 서울산업대 교수가 제작한 이 트리는 이달 말까지 자리를 지킨다. 북서울꿈의숲 관계자는 "겨울이라 찾는 시민이 다소 줄었지만 오히려 호젓한 데이트를 즐기기는 더 좋다"고 말했다. 꿈의숲 아트센터에서는 새해 신년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15일 판소리 창극 등으로 꾸며지는 '안숙선과 토끼를 만나다'가 무대에 오른다. 16일에는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 쳄버오케스트라의 '희망 콘서트'가 열린다. 문의 (02)2289-5401.
'낙조가 아름다운' 월드컵공원
시는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하늘공원을 잇는 다리에 바람개비를 달고, LED조명으로 치장했다. 서울 서편에 자리한 하늘공원은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늘공원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내려오면 오를 때는 평범했던 다리가 색색으로 빛나는 모습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하늘공원은 저녁 6시까지 입장할 수 있고, 7시에 폐장한다. 하늘공원을 오가는 길에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밤 10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1,000원. 문의 (02)308-7442.
'조명 숲으로 변신한' 서울숲공원
성동구 성수동에 자리한 서울숲공원의 나무들은 겨울을 맞아 토끼 눈송이 등 형형색색의 '조명 열매'로 치장했다. 조명길은 공원의 1번 출입구부터 3번 출입구까지 100m 가량 이어진다. 1번출입구 쪽 방문자센터도 따뜻한 빛으로 건물을 감쌌다. 서울숲공원 관계자는 "도심처럼 주위에 화려한 불빛들이 없어 조명을 감상하려 길을 돌아가는 시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개방한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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