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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공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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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공식'이 깨졌다

입력
2011.01.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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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란 말이 연예인과 동의어로 통용되는 시대다.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는 물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까지 휩쓸면서 ‘일반 연예인’은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덩달아 아이돌 그룹 세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바비인형 혹은 근육질 꽃미남들 일색이던 이 바닥에서 독특한 컨셉트로 대중의 눈길을 끄는 새 그룹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아이돌 그룹의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걸그룹 고정관념 깬 ‘피기돌스’

소녀시대, 카라 등 인기 걸그룹 멤버들은 한결같이 바비인형처럼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지난 7일 데뷔한 3인조 걸그룹 ‘피기돌스(Piggy dolls)’는 이름부터 이런 상식을 깬다. 피기돌스는 아기돼지(piggy)와 인형(dolls)의 합성어로, 박지은(17) 김민선(20) 이지연(20) 등 멤버들의 몸무게를 합치면 200kg에 육박한다. 벌써부터 ‘슈퍼 헤비돌’이란 별칭이 붙었다.

피기돌스가 내세우는 컨셉트는 빅마마의 가창력과 2NE1의 춤의 접목. 타이틀곡 ‘Trend’ 뮤직비디오에는 이런 바람이 잘 담겨있다. 골방에서 뚱뚱한 세 여성이 피자를 먹다 ‘비만으로 왕따’라는 TV뉴스에 분개한다. 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는 “내 몸매 이게 뭐 어때. 내 얼굴 개성 있잖아. 이것 봐 이 무대를 봐봐. 나를 봐 우리가 대세”다. 위닝인사이트 관계자는 “기존 걸그룹의 비주얼에서 벗어나 건강한 체격만큼 파워 넘치는 무대와 가창력으로 대중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케이블ㆍ인터넷 겨냥한 ‘걸스토리’

지난해 6월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사가 음악 프로그램의 시청등급을 ‘12세 이상가’에서 ‘15세 이상가’로 상향 조정했지만 아이돌 그룹의 평균 나이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걸그룹 ‘GP베이직’이 평균 나이 15세로 지난해 국내 최연소 걸그룹으로 화제를 모은 것도 잠시, 지난달 데뷔한 4인조 걸그룹 ‘걸스토리’의 평균 나이는 10세로 뚝 떨어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명 ‘키즈돌’로 불린다.

걸스토리는 나이 제한에 걸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는 출연할 수 없다. 하지만 그룹 결성 자체가 제 또래인 이른바 로 틴(low teen)을 겨냥한 것이어서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는다. 엔츠스타컴퍼니 관계자는 “요즘 10대는 케이블과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을 소비한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아이돌 그룹 시장에서 일종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닛 활동에 승부 건 21인조 ‘더블B’

지난해 8월 데뷔한 아이돌 그룹 ‘더블B’는 남성 21명으로 구성돼있다. 2005년 말 슈퍼주니어가 남성 12인조 프로젝트 그룹으로 데뷔해 화제가 됐는데, 5년 만에 그 수가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

더블B의 전략은 이른바 유닛(Unit) 활동이다. 21명이 한 팀으로 활동을 하지만 무대에는 7명씩 3개 유닛으로 나눠 오른다. 방송 활동을 위한 각자의 역할도 노래와 춤을 맡는 멤버 11명, 예능 담당 2명, 연기 주특기 6명이며, 모델 2명 등으로 구분돼 있다. 연예매니지먼트업계 관계자는 “슈퍼주니어가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방송에서 MC,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도 활동하는 것처럼 더블B도 많은 인원을 바탕으로 방송 전반에 걸쳐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의 진화? 경쟁의 극단화!

독특한 컨셉트를 내세운 아이돌 그룹들의 등장은 ‘틈새시장 공략’ 등으로 포장되지만, 결국 아이돌 대세에 편승해 한층 치열해진 상업적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창남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는 “최근 가요계에서 아이돌 시스템의 경쟁이 극단화되고 있다”며 “똑같은 아이돌이라도 어떻게든 새롭게 보이기 위해 모습이나 형태 등의 컨셉트를 발굴하는 과정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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