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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 찾아서 떠나라 라스베이거스로" 4대 그룹 오너家 CES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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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 찾아서 떠나라 라스베이거스로" 4대 그룹 오너家 CES 조우

입력
2011.01.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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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재원 SK 수석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공통점은? 그룹 오너가(家)라 답한다면 50점이다. 만점자는 이들 4명이 모두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가전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석한 점을 지목한 이다. 국내서도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4대 그룹 오너 핵심 인사들은 왜 이역만리 사막 한 가운데에서 조우한 것일까.

먼저 행사의 성격상 이 사장과 구 부회장이 참석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CES는 정보기술(IT) 및 전자 제품 트렌드와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선 본업과 직결된 비즈니스이다. 130여개국 2,500여개 기업이 참석하고 10만여명이 참관하는 이 행사는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행사의 백미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상무였던 2007년 CES에서 언론과 처음 공식 인사를 나눈 것을 비롯, 한 해도 빠짐없이 참관하고 있다. 가전본가인 LG도 뒤질 수 없기는 마찬가지. 구 부회장이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이곳에서 연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반면 정 부회장이 참석한 것은 얼핏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 기술과 ITㆍ전자 기술의 융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양한 ITㆍ전자 기술이 향후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더구나 앞으로 그린카 비중이 커질 수록 사실상 자동차는 가전 제품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또 스마트폰의 위치 기반 응용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가 진화하며, 자동차와 이를 융합할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번 CES에서 루퍼트 스태들러 아우디 회장이 기조 연설을 한 것을 비롯, GM과 포드가 IT 기술을 결합한 신개념 차를 내 놓은 것도 이런 배경이다. 현대차도 이번 전시회에 내비게이션은 물론 원격시동, 차량점검 등 30여개 기능이 가능한 '블루링크시스템'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도 CES를 참관했다.

가장 의외인 것은 최 수석 부회장의 출현이다. SK 최고 수뇌부가 CES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최 수석 부회장은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 유정준 SK(주) 글로벌성장(G&G)추진단장 사장 등과 함께 4박5일동안 행사를 꼼꼼히 살폈다. 최 수석 부회장이 지난 연말 인사에서 SK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설된 그룹 부회장단을 맡게 된 점을 감안하면 그가 왜 CES를 찾았는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SK도 "차세대 IT 기술과 SK 핵심 역량과의 융복합(컨버전스)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4대 그룹 오너가가 한 전시장에 모인 것은 미래 신성장 동력 경쟁에서 4대 그룹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수 있는 가능성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ㆍ제약, 의료기기)과 LG의 '비전 2020'(LED 조명, 바이오시밀러, 자동차용 2차전지, 태양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 4세대 이동통신)은 대부분 겹친다. 현대차의 '그린카' 전략도 자동차용 2차 전지가 관건이라 직ㆍ간접적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의 3대 핵심 신규사업(신에너지자원, 스마트환경 구축, 산업혁신 기술개발)과 7대 녹색기술 과제도 다른 그룹들과 경쟁하긴 마찬가지. 이미 메디슨 인수전에서는 삼성과 SK가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 동안 한국 주요 그룹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독점인 상태로 손 쉬운 성장을 누려온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미래 신성장동력이 서로 겹칠 수 밖에 없는 만큼 그룹 간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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