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가입해 해보려다 요란한 세상이 입을 쫙쫙 벌리고 있는 것처럼 무서워 접어버렸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찾는다는 메일이 수시로 날아오지만 이 역시 접속하지 않고 있다. 그 뒷감당을 하기에 나는 너무 느린 속도다. 그 느린 속도가 내게 편안한 속도이기도 하다.
제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데 나는 여전히 011를 고수하고 있다. KTX를 타면 아이패드나 캘럭시탭으로 삼매경을 빠진 승객들을 자주 본다. 신인류인 그들이 부럽지만 내가 그렇게 진화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대신 나는 신문을 읽는다. 중·장거리 여행에서 신문은 아직 나에게 편안한 장르다.
내가 사는 2011년에서 퇴화되지 않기 위해서 불편을 감수하며 열심히 신문을 읽고 필요한 것을 메모한다. 신문에는 세계의 하루가 기록되어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과거가 아닌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 신문정독을 권한다. 그 속에 새로운 시(詩)가 있다고 강조한다. 신문이 날라주는 정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세대인 젊은 세대에게 시는 빠른 정보 속에서도 발아(發芽)한다. 하지만 결국 이 친구들도 결국은 자신의 속도에서 퇴출될 날이 올 것이다. 아무리 미래가 빠르고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해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존재한다면 그들도 빠른 속도 속에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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