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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중간·기말고사 대신 교사가 학생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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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중간·기말고사 대신 교사가 학생 평가"

입력
2011.01.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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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초ㆍ중ㆍ고교의 현행 학년별 평가를 학급별 평가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학년 전체가 일률적으로 치르는 중간, 기말 고사 대신 교사가 개별적으로 학생을 평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교 혁신과 책임교육의 주체는 교사이기 때문에 교사에게 학생을 평가하고 수업할 수 있는 자율적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학급마다 교사에 따라 수업방식과 평가방식이 달라지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이 발붙일 여지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다만 "평가 방식의 개선은 시교육청의 일방적인 주도로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곽 교육감은 설명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의 이런 구상은 학생 평가의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대학 입시는 물론이고, 고교 입시도 내신 성적 1,2점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데 교사에게 개별 평가권이 주어지면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에 점수가 좌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서술형 평가를 둘러싸고도 채점의 객관성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이 많아 평가는 가급적 이의제기가 없는 방향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사에게 자율권을 주는 취지는 좋지만 평가 관련 업무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평가 방식의 전환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훈령 개정이 필요해 교육감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점도 문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훈령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생활기록부 상에 교과목 점수 평가를 하지 않도록 돼 있어, 교사들이 합의만 하면 지금도 개별 평가가 가능하지만 중고교는 교과부 훈령을 고쳐야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교사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교과부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공론화한 뒤 교과부에 훈련 개정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 교육감은 교사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공·사립학교에 설치된 인사자문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의 내실화,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경감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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