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인터넷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LG는 올시즌 '인터넷 비방 행위 금지'를 선수단 내규 '1호'로 신설하고, 적발 시1,000만원에 달하는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1,000만원은 역대 LG 선수단 내규에 의거한 벌금 사상 최고액이다. 구단마다 선수단은 단체생활의 안정적인 통제를 위해 내부 규율을 두고 있는데 LG처럼 온라인 공간에서의 행위로 비롯된 항목은 이례적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LG는 인터넷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일지라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공인 의식을 잃은 경솔한 행동에 대해 올해부터는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LG는 시즌 개막 후 몇 경기도 치르지 않아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에이스 봉중근의 아내가 인터넷에 감독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투수 이형종은 자신의 기용 방침에 불만을 품고 개인 미니홈페이지에 '막말'수준의 글을 올리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이형종은 구단과 마찰 끝에 지난해 8월 임의탈퇴 공시됐다. 이 밖에도 선수와 선수,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간에 시즌 내내 겪었던 크고 작은 구설수는 팀워크를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박종훈 LG 감독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수단 신년하례식에서 "불신과 이기주의, 책임전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부임 2년째를 맞는 박 감독의 새해 첫 일성은 지난해 구단 안팎을 어지럽혔던 '소통'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배려'와 '존중'을 올시즌 선수단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전지훈련 출발 전'성적'을 지상과제로 꼽은 박 감독이었지만, 그러기 위해 LG 선수단 내에서 선행돼야 할 점은 무엇인지 잘 알기에 떠올린 단어였을 것이다. '벌금 1,000만원'또한 같은 맥락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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