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10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이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로부터 경찰 인사 청탁 및 함바집 운영권과 관련해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청장은 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지난해 8월 유씨에게 4,000만원을 주며 해외 도피를 권유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청장과 유씨의 통화 기록 및 금전거래 내역 등 조사를 통해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 검찰청사에 도착한 강 전 청장은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유씨로부터 3,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유씨가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 등 유씨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도 보강 조사를 거친 뒤 곧 소환할 방침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총경 이상 간부들에게 "유상봉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모두 자진 신고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검찰 수사 등에서 연루 사실이 밝혀지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가혹하고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유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김병철 울산경찰청장, 양성철 광주경찰청장을 곧 치안정책연구소로 발령 낼 방침이다. 조 청장은 "본인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일단 대기발령 성격의 인사조치를 한 뒤 검찰 수사결과 기소되지 않으면 원직 복귀시키겠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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