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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할머니 용기가 美 총기난사 희생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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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할머니 용기가 美 총기난사 희생 줄였다

입력
2011.01.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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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샤 마이쉬(61ㆍ여)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개최한 '의회는 여러분 곁에'라는 행사장에 줄을 섰다. 중간선거에서 당당히 다시 당선된 기퍼즈 의원과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눈앞에 벌어졌다. 범인 제러드 리 러프너(22)는 총을 쏘면서 마이쉬 쪽으로 걸어왔다. 마이쉬는 '다음은 나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일련번호 PWL699인 러프너의 반자동 권총은 실탄 31발을 모두 발사한 뒤 마이쉬 앞에서 소진됐다. 러프너는 재장전하기 위해 멈췄으며, 빌 배저(74)와 로저 술츠거버, 조셉 지무디 등 남자 3명이 달려들어 러프너를 쓰러뜨렸다. 넘어진 러프너가 새로운 탄창을 꺼내 장전하려 하자 마이쉬는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탄창을 빼앗았다. 러프너는 다시 새로운 탄창을 권총에 장전했지만 다행히 탄창 스프링에 이상이 생겨 주춤하다 배저와 술츠거버에 의해 제압당했다.

존 롤(63) 연방지방판사, 9세 소녀 크리스티나 그린 등 6명이 숨지고 기퍼즈 의원 등 13명이 다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은 이렇게 60대 여성과 시민 3명의 용감한 행동으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AFP,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피마 카운티의 클레런스 듀프니크 보안관은 AFP에 "만약 러프너가 탄창을 교체한 뒤 시민들에게 추가로 총격을 가했더라면 훨씬 큰 참사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웅으로 떠오른 마이쉬는 "(배저 등) 남자들이 총을 잡고 있는 동안 탄창을 빼앗을 수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인을 제압한 남자들에게 감사하며 내가 아니라 그들이 영웅"이라고 말했다. 육군 대령 출신인 70대 배저는 "누군가가 의자로 범인을 가격, 그가 주춤했을 때 내가 그의 왼팔을, 다른 사람이 그의 오른팔을 잡고 그를 넘어뜨렸다"고 설명했다. 미 abc방송은 제압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배저가 피를 흘리며 러프너를 누르고 있는 사이에 마이쉬가 종이수건을 가져와 배저의 다친 부분을 눌러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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