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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무너진 기본 독하게 살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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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무너진 기본 독하게 살릴것"

입력
2011.01.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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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1' 현장]"취약점은 제품력 저하 조직에 강인함 심고 쿨링시스템·전기차 모터 신성장동력 찾을 겁니다"

"기본부터 많이 무너졌다." 위기에 나선 구원투수의 상황 판단은 냉정했다. 그는 외부 환경 보다는 먼저 내적인 요소에서 현재 회사가 처한 문제의 본질을 찾아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조 회사의 경쟁력이 나오는 연구개발(R&D)과 생산, 품질 등 베이직(기본)에서 많이 약해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에 부임한 그가 공식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1,8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4년 만에 적자 전환,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며 CEO를 전격 교체했다.

지난 석 달 동안 중국과 멕시코 등의 공장을 열심히 둘러봤다고 밝힌 구 부회장은 "제품력이 떨어진 것이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서 "지금 보다 더 위협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임 CEO와는 확연하게 다른 경영방식도 제시했다. 그는 "전임 CEO가 마케팅을 지향했다면 저는 기본적인 제품력에 더 포커스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임 CEO가 다수의 외국인 인력을 영입한 것과 관련, "LG전자를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으로 야구에서도 내부 인재인 2군 선수들을 키워 나가는 게 중요하듯, 앞으로 2~3년간은 외부 인력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순혈주의 경영 방침을 내비쳤다.

5년째 LG트윈스 야구단 구단주를 맡고 있는 구 부회장은 매년 겨울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을 직접 참관할 만큼, 야구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전에 조직 변경을 하니까 사업을 더 챙길 수 있게 되고, 예년 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인사부서는 좀 괴롭겠지만, 올해도 비슷하게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우리가 장점을 지닌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압축기) 사업은 더 육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에어컨 기술로도 사업을 활성화 시킬 생각"이라며 "전기 사용을 줄이는 쿨링 시스템과 전기차용 모터에서도 LG전자의 성장동력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투자 계획과 관심 분야도 공개했다. 구 부회장은 "투자는 앞서서 하지 않으면 반드시 1~2년 내에 후회하게 된다"며 "작년 보다는 많아질 것이고 지난 3년간 평균치 보다는 확실히 늘어난다"고 선행투자 방침을 내비쳤다. 아울러 "전자재료용 마그네틱 필름 및 발광다이오드(LED)과 금형 사업, 차세대 조명인 플라즈마 라이팅 등을 눈 여겨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과 관련해선, "전혀 관심도 없고 시너지 효과도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구 부회장은 향후 갖춰야 할 LG전자 기업 문화 키워드로는 '독한 정신'을 꼽았다. 그는 "LG전자를 들여다 보면, 약간 무른 분위기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 조직에 독하고 강하면서도 실행력 높은 DNA를 심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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