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약간 개선된 경제지표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경기 회복 희망에는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잇따랐다.
미 노동부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 실업률은 9.4%였다. 한 달 전(9.8%)에 비해서는 0.4% 포인트 떨어진 수치고, 200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반면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3,000개가 늘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를 두고 “고용의 속도가 개선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깊은 구멍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미국 경제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미국의 새로운 일자리 통계가 경기회복 꿈에 타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실업률은 9.4%로 급격하게 떨어졌지만 일자리 창출 속도는 지속적인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느리다”고 전했다.
FT는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이번 발표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해왔다고 밝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WSJ는 일자리 창출 숫자는 노동 인구 자연 증가분을 겨우 충족하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미국 경제가 자력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뚜렷해지고 있다”면서도 “실업률을 현저히 끌어내리기에는 아직도 성장세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또 주와 시정부의 현금 부족 사태에 대한 연준의 구제금융 제공 가능성을 일축하며 “주와 지방정부 재정에 개입할 계획이나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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