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8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간)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 연방판사를 포함해 6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참극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의 행사'를 갖던 민주당의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40ㆍ여)은 머리를 관통 당하는 중상을 입었으나 수술을 받은 뒤 생명은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회복될 것으로 믿지만 부상 정도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존 롤 연방지법 판사와 기퍼즈 의원의 보좌관, 9세 여아 등이 포함돼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롤 판사는 친분 있는 기퍼즈 의원에게 인사를 하러 들렀다 변을 당했다.
범인은 '제러드 러프너'라는 이름의 22세 남성으로 밝혀졌다. 그는 9mm 반자동 권총을 갖고 기퍼즈 의원 등에 접근, 불과 1m 앞에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총격 후 달아나다 주민들과의 격투끝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1명의 신원을 확보, 추적중이다.
범행동기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퍼즈 의원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한 목격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프너가 검정 모자와 배기바지 차림으로 현장에 도착, 기퍼즈 의원이 누구냐고 물어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러프너가 범행전 "정부는 문법을 통제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제어하고 세뇌하고 있다"는 내용과 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점으로 미뤄, 정치적 테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러프너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 등에 "친구들아, 안녕, 나한테 화내지 말아줘"라는 범행을 예고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기프즈 의원은 다수 민주당 의원들과는 달리 총기 소지 문제를 찬성해왔으며, 국경감시 강화나 최근 논란을 빚은 애리조나주 이민법은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경찰은 특히 지난 해 기퍼즈 의원이 건강보험개혁법안 처리때 찬성표를 던진 이후 수차례 살해협박을 받았으며, 누군가가 사무실에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과 관련, 러프너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반면 러프너가 "불행한 과거를 가진 전과자" "미치지는 않았으나 불안정한 상태"라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의 학교동창은 "그가 마약을 했으며 세상에 대한 종잡을 수 없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AP통신에 전했고, 육군은 그가 2008년 입영을 신청했으나 불허됐다고 밝혔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후보의 도전을 가까스로 물리치고 3선에 성공한 애리조나주의 유망 정치인이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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