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병을 극복해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일문일답 과정에서 '구시대 청산'을 역설하면서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우리 사회를 분석하면서 '빈곤층 증가', '빈부격차 심화', '반칙과 특권의 사회' 등이 한국병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회구조를 변혁해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와 반칙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한 뒤 복지국가 건설과 한반도 평화 추구 입장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손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손 대표는 연설문 준비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긍정적 화두를 주로 담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 편에 서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며 "그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선 새로운 나라에 대한 꿈"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이 모두 복지를 말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를 검토하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할 복지국가의 길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야권 연대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희생의 자세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김해을 보선은 당내 인사들은 물론 다른 야당과도 깊이 토의하겠다."
-박 전 대표에 대해 잘 말하지 않다가 최근 몇 번 언급했는데.
"훌륭한 정치인이고 정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다만 시대정신은 이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혁을 요구한다. 구시대와 낡은 시대의 잔재를 쓸어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말한 것('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과 같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도 촉구한 만큼 대통령은 마땅히 정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기 바란다."
-앞으로 당의 변화나 개혁과 관련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이명박 정권을 비판, 규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이 민주당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야권 연대와 통합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진보 진영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에 보답하는 길이다."
-박 전 대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박 전 대표가 연대를 제안한다면 응할 생각인가.
"왜 박 전 대표에 대한 질문이 많은가. 개인적으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건 전혀 없다.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제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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