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초지 목장으로 강원도 대표적 관광지인 대관령 삼양목장도 끝내 구제역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곳 700마리에 육박하는 이곳 소들도 결국 살처분되고 말았다.
9일 강원 평창군에 따르면 삼양목장에서 기르던 젖소 한 마리가 지난 8일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았다.
삼양목장은 2개 단지에 한우 젖소 등 가축 1,021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단지에 있던 한우 203두와 젖소 276두 및 산양 면양 등 가축 691두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됐다. 평창군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5㎞쯤 떨어진 다른 단지의 가축 330두는 아직 구제역이 발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처분 대상이 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양목장은 1,980만㎡에 달하는 드넓은 초지에서 소를 방목하던 청정지역으로, 매년 수 만명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 삼양목장은 구제역 예방을 위해 지난 달 7일부터 일반인에 대한 목장관람을 중지했으나, 끝내 구제역을 막지는 못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계속되고 있는 한파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날씨가 추우면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 그만큼 전파될 확률도 높다는 것. 실제로 바이러스는 과학 실험실에서 냉동질소에 보관될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 최인수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날씨가 추우면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소멸하는 경우가 줄어든다”며 “4월이나 5월 정도의 따뜻한 날씨가 되어야만 바이러스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추운 날씨는 방역에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방역 종사자들의 활동이 아무래도 추위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땅이 얼어붙어 매몰 작업 속도도 느리다. 소독액이 얼어붙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방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며,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구제역이 주로 발생하는 경기ㆍ강원 지역은 이번 주 내내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구제역 진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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