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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의 시로 여는 아침] 호수의 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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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의 시로 여는 아침] 호수의 손금

입력
2011.01.0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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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

얼음호수가 쩌엉 쩡 금간

손바닥을 펴보이자

수십 마리 오리들이 와글와글

엉터리 수상을 본다

걱정 말우

봄부터는 운수 풀리겠수

쩌억 쩍 얼음에 달라붙는

제 물갈퀴 발금의 시린 소망이겠지

●‘흰 쌀밥에 파리 새끼들이 새카맣게 달라붙은 것 같네.’ 버스를 타고 언덕길을 돌자 흰 눈 내린 저수지가 펼쳐졌다. 얼음낚시 하는 사람들과 썰매 타는 아이들이 바글바글 했고 이를 본 한 아주머니가 저것 좀 보라고 가리키자, 한 할머니가 곱지 않은 비유를 들었다. 세월이 지난 후에야 할머니의 젊은 아들이 그 저수지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리가 어찌 오리 마음을 넘어 얼음호수의 수상을 볼 수 있겠는가. 조선후기 기철학자 혜강 최한기의 을 빌려, 사람도 그렇다고 오리를 위로해 주고 싶다.

‘사람은 작은 두 눈동자와 방촌(方寸ㆍ마음)의 영명함으로써 크고 작은 모든 것을 추측한다. 나의 기(氣)를 미루어 만유(萬有ㆍ모든 존재)의 기를 헤아리고 나의 신(神)을 미루어 만유의 신을 헤아리고 나의 리(理)를 미루어 만유의 리를 헤아린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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