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를 해외 도피시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함바집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부지검은 7일 유씨가 "강 전 청장이 지난해 8월 4,000만원을 주면서 해외에 나가 있으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설업자들이 유씨를 고소하자 강 전 청장이 자신과의 관련성이 드러날 것을 우려, 증거 인멸을 시도하면서 유씨에게 도피를 종용한 것으로 보고 당시 강 전 청장과 유씨의 통화 내역 및 계좌 분석 등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출국금지된 강 전 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에 이어 정부 산하 현직 공기업 사장 C씨도 유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씨가 광역자치단체의 건설 관련 공기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씨로부터 함바집 운영권 청탁 등과 관련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씨의 한 측근은 "사장이 당시 유씨를 몇 차례 만나 서로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인맥과 금품을 총동원해 이권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했던 유씨가 기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이권 청탁을 하려 했던 사실도 밝혀지는 등 전방위 로비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부산을 사업 근거지로 했던 유씨가 2008년 경남 통영시를 방문해 문화단체 두 곳에 각각 7.000만원, 3,000만원 등 모두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을 파악, 지자체 발주 공사현장의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당시 통영시는 건설 경기가 활황이었던 때로 공사 물량이 많았다. 통영시 관계자는 "유씨가 1억원을 기부한 후 당시 시장에게 뭔가를 부탁하자 시장이 '내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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