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최정태 지음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책 속에 과거 전체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영혼의 요양소라 할만하다. 이 책은 “자유로운 도서관보다 더 나은 민주주의의 요람은 없다”고 믿는 저자가 전작 에 이어 펴낸 세계 유명 도서관 순례기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시민을 위한 최초의 무료 도서관인 미국 보스턴공공도서관, 800년 역사에 빛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렌도서관 등 12개 도서관을 소개하는데 풀뿌리 독서운동을 일으킨 전남 순천시 기적의도서관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저자는 철저히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민의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도서관에서 한국 공공도서관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각 도서관이 탄생한 배경과 역사는 물론이고 책 이야기, 도서관 건물의 건축학적 의미, 도서관 사서들의 일화 등을 흥미롭게 교직했다. 주변 경치와 어울리지 못하는 외관 등 못마땅한 점을 꼬집는 쓴 소리도 담았다. 한길사ㆍ352쪽ㆍ2만원
아이덴티티 경제학/ 조지 애커로프ㆍ레이첼 크렌턴 지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애커로프 UC버클리대 교수와 그의 제자인 크렌턴 듀크대 교수가 최근 10여년간 발전시켜 온 정체성경제학 입문서. 경제적으로 같은 환경에 속한 사람이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심리에 주목한 행동경제학으로도 풀리지 않은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저자들은 정체성에서 찾는다. 정체성이란 사람들이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특정한 상(像)을 일컫는데 이는 인종, 성, 소득 수준 등 사회적 지위와 사회적 규범에 영향을 받으며 인간의 경제적 행동 패턴을 결정한다는 것.
저자들은 이 정체성 개념을 활용하면 스톡옵션 같은 인센티브가 생산성 증대 효과를 내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의 차이, 학습 목표 달성에 성공한 학교와 실패한 학교의 차이 등을 명쾌하게 규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의 새 영역을 다루지만 학술용어를 최대한 줄이고 풍부한 실례를 들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안기순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ㆍ232쪽ㆍ1만5,000원
맛, 예술로 버무리다/ 쉬레이 엮음
그림 사진 영화 등 예술 작품에 담긴 음식에 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요리에서 예술의 감동을 경험하다’는 부제를 달고 예술이 음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소개한다.
프랑스 후기인상파 화가 폴 세잔은 물질숭배와 성(性)을 암시하는 사과를 그려 중산층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양파로 뺨을, 당근으로 코를 표현하는 등 다양한 채소들로 인물의 얼굴을 완성한 ‘채소밭 관리인’을 그렸다. 이 그림은 거꾸로 뒤집어 보면 바구니에 담긴 채소들의 정물화로 변신한다. 포도를 나눠 먹는 남녀의 그림에서 포도는 식욕과 성욕의 공통된 매개가 된다는 해석을 담은 ‘애욕식색’, 먹는 행위는 인간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살육의 기억을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모두 이 한입에 있소이다’ 등 15편의 글이 실렸다. 시그마북스의 ‘예술과 생활’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1권은 몸, 2권은 집을 주제로 다뤘다. 정유희 옮김. 시그마북스ㆍ232쪽ㆍ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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