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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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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입력
2011.01.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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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 지음

다산기획ㆍ전 3권ㆍ각 권 1만2,000원

막걸리 마시는 소나무, 성전환한 은행나무,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을 도왔던 느티나무.

전국의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나무들이 모였다.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어린이 교양서다.

한림대, 인하대 겸임교수인 저자 고규홍씨는 10여년 동안 전국의 크고 작은 나무를 찾아 다닌 나무 칼럼니스트. <나무가 말하였네> 등을 펴낸 그는 각 수종 중 최고(最古)로 확인된 경기 화성시 전곡리 물푸레나무, 경남 의령군 백곡리 감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저작에서 그는 많은 나무들 중 세 나무만을 골라 도톰하게 썼다. “나무는 우리 조상의 삶 자체”라면서 “소나무에는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가, 느티나무는 평범한 선조들의 삶이 담겨 있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은행나무는 학문 연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역사와 문학을 곁들인 글은 흥미롭게 읽힌다. 가령 강화도 전등사의 은행나무는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탄압받던 불교계의 아픔을 위로했다. 관리가 터무니 없이 많은 은행을 공출해 가자 스님들이 기도를 올렸고 나무는 암나무에서 은행이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성을 바꾸어 버렸다. 과학적으로는 허무맹랑하지만 전등사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이 나무가 단순한 식물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지휘하는 데 사용하던 북을 걸어 놓은 느티나무가 의령군에 아직도 서 있다. 또 운문사 스님들은 매년 삼월삼짇날이면 농부의 땀을 씻어 주듯 소나무에게 막걸리 열두 말을 부어 준다.

생태 종 등 식물학적 지식은 물론이고, 각 나무에 담긴 철학과 선조들의 삶을 구어체로 쉽고 친근하게 풀어 쓴 것이 특징이다. 전문용어만 없을 뿐 내용은 어른이 읽어도 유익하다. 저자가 직접 찍은 나무 사진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에 소개된 나무를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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