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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티베트, 1만년의 이야기' 100장의 화려한 탱화…그 속엔 티베트의 어떤 역사가 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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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티베트, 1만년의 이야기' 100장의 화려한 탱화…그 속엔 티베트의 어떤 역사가 담겼을까

입력
2011.01.0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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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땅, 영혼의 고향, 세계의 심장…. 티베트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평균 해발고도 4,500m,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높은 고원에 자리잡은 나라.

오지 여행자들은 그곳에 가고 싶어한다. 국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나라의 독립 투쟁이 중국과 유혈 충돌을 빚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를 존경하는 이들은 중국이 티베트를 억압한다고 비난한다.

우리가 아는 것은 대충 여기까지다. 티베트의 역사는 잘 모른다. 티베트 근ㆍ현대사를 소개하는 책은 더러 있다. 티베트 여행기는 꽤 많다. 티베트 문학의 백미인 <사자의 서> 나 티베트 불교, 티베트 예술의 정수인 탱화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러나 티베트 통사를 다룬 책은 거의 없다.

<티베트, 1만년의 이야기> 는 국내 처음 소개되는 티베트 통사다. 티베트 고원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1만년 전부터 1950년 중화인민공화국의 티베트 침공까지 다룬다. 중국의 출판기획집단 '지토'가 중국 최초로 쓴 티베트 통사다. 중국인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오늘날 티베트와 중국 관계의 껄끄러운 단면과 그 뿌리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티베트의 역사와 문화를 개괄하기에는 좋다.

티베트 탱화로 본 티베트의 역사다. 티베트 탱화는 종교적 그림인 동시에 역사화다. 종교 지도자가 곧 정치 지도자인 신정 일치의 오랜 역사 때문이다.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역사를 탱화로 그렸다. 책에는 100장의 탱화가 등장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다.

책은 티베트의 역사 문화 종교를 종합적으로 안내한다. 티베트 민족의 기원 설화부터 티베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송첸 감포 이후 티베트왕국의 영화와 쇠퇴, 정령과 자연신을 섬기던 토착 종교와 불교 전래 후 일어난 갈등과 습합 과정, 불교의 융성과 그 안에 꽃핀 문화 등을 두루 이야기한다. 티베트 문학과 의학, 수학, 당 태종의 딸 문성공주가 송첸 감포에게 시집을 가면서 시작된 중국과 티베트의 공식 교류사도 나온다. 티베트 불교의 여러 교파가 형성된 배경과 변천사를 다룬 내용은 불교의 나라인 티베트의 오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정보다. 고대 티베트에 여왕이 다스리는 여인국 숨파왕국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티베트 밀교의 여성 고승 이야기, 송첸 감포의 신하였던 현자 가르 통첸이 당 태종이 낸 어려운 문제들을 풀고 문성공주를 데려온 이야기 등은 재미있는 읽을 거리다.

19세기 영국의 티베트 침공 등 근ㆍ현대사 부분은 매우 간략하게 넘어간다. 1950년 중화인민공화국의 티베트 점령을 다룬 내용은 1쪽이 채 안 된다. 그것도 '티베트의 평화적 해방'이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어 중국 중심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고 읽는다 해도 티베트 역사 개괄서로는 괜찮다. 무엇보다 화려한 탱화 도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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