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에 맞춰 차기 주한 미국대사의 격(格)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외교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조 도노반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가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자 이 같은 주장들이 나왔다. 2008년 9월 한국에 부임한 스티븐스 대사는 올 하반기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과거 전례와 미 국무부의 인사 관행을 감안할 때 수석 부차관보급의 주한 미국대사 기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으나 국내 외교가는 도노반 수석 부차관보가 우리 정부의 국장급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마뜩잖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물론 스티븐스 대사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주한 미국대사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우리나라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주미 대사로 보낸 점을 감안해 미국도 최소한의 균형을 맞춰 인사하는 게 양국 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려면 정무형 주한 미국대사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1년 이후 주한 미국대사로 기용된 인사들은 대부분 (수석)부차관보급이었으나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에 이어 2005년 부임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차관급에 해당하는 주 러시아 대사를 지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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