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우승을 해도 상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골프대회가 생겼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만들어진 대회다. 모든 상금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기부해야 된다. LPGA 투어는 7일(한국시간) 정규 대회 25개와 이벤트 대회 등 총 28개의 2011시즌 대회 일정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월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RR 도넬리 LPGA 파운더스컵. 시즌 첫 대회인 이 대회는 상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 대회에서 받은 상금과 각종 포인트는 다른 정규대회와 똑같이 상금랭킹이나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 적용되지만 선수들은 상금을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하고 기부해야 한다.
LPGA 투어는 이 대회의 신설 취지를 "여자골프의 발전을 위해 LPGA 재단에 기부한다"는 거창한 이상을 내세웠지만 프로대회에서 상금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선수들의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그것도 자발적인 기부가 아닌 강제적인 기부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LPGA 투어는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 대회 25개 중 13개만이 미국 본토에서 열리고 나머지 12개 대회는 아시아와 멕시코에서 펼쳐진다. 미국 밖에서 개최되는 12개 대회 중 7개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 열린다. 그 동안 LPGA 투어 우승을 휩쓸면서 '미운오리'가 됐던 아시아가 LPGA 투어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LPGA 투어는 2011 시즌 일정을 발표하면서 "여자골프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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